고객 경험은 절대 멈춰 있지 않는다

금융에 고객 관점 서비스를 녹이는 방법과 고객이 경험하는 여정의 중요성

UX로 접근하는 금융서비스
(Financial UX Design)

금융은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동시에, 우리의 매일 매일을 채우고 있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그런 금융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위해 사용자 경험을 고려하는 과정을 살펴보자.

01. 금융 서비스, 이제 고객에게 적응해야만 살아남는다
02. 고객 경험은 절대 멈추어 있지 않는다
03. 가까운 미래, 인공지능은 고객 경험을 바꾼다


고객 경험은 절대 멈춰 있지 않는다

이전 회차에서는 금융 서비스가 왜 고객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 회차에서는 고객 관점으로 서비스에 금융을 녹일 방법을 제시하고, 고객이 경험하는 여정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간단한 예로,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겠다고 마음먹은 손님이 있다. 단순히 아이스크림을 구매하는 행위만 주목할 수는 없다. 주변에 어떤 상점에 들어가 어떤 아이스크림을 고를지, 어떻게 결제하고 상점을 나와 어떤 행동이나 감정을 갖게 될 것인지 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고객의 경험은 스틸 사진처럼 분절돼 멈춰있지 않기 때문에 고객이 서비스에 접근하는 시점부터 종료까지 총체적으로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총체적 경험을 위한 조직구조 틀 깨기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고민해 봐야 할 것은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방식이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의 조직은 대부분 사일로(Silos) 형태를 이루고 있다. 사일로는 큰 탑 모양의 곡식이나 사료를 저장해두는 창고로 굴뚝 모양의 원형창고를 일컫는 말이다. 이런 모양처럼 다른 부서와 서로 담을 쌓고 협력하고 소통하기보다는 각자가 속한 부서의 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에서 사일로 효과라고 불리는 경제 용어다.

사일로는 효율성 극대화를 목표로 업무의 성격이나 특성으로 부서나 사업부를 구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서별로 잠재적인 역량을 극대화 시킬 수는 있지만 부서 간 이기주의나 고립을 야기할 수 있는 단점도 피할 수 없으며, 특히 자신의 부서의 이익 때문에 다른 부서와 협업보다는 경쟁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들이 프로젝트 단위로 점점 조직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프로젝트는 많은 인원과 다양한 부서의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전체 비즈니스 가치에서 극히 일부 효율성 향상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전체적이고 종합적인 고객경험에 더욱 신경써야 함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것은 고객 입장에서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보면 더 분명히 알 수 있다. 실제로 고객에게 제공자의 조직구조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기존의 사일로 구조에서 제공자가 어떻게 일하며, 어떠한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지 전혀 궁금해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금융 고객이라면 그들은 어떤 금융기관이 이자를 더 주는지, 어떻게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살 수 있는지, 목돈을 모으려는데 어떤 방법이 좋은지, 자산을 늘리기 위해 주식과 펀드 중 어떤 것이 더 적합할지를 고민할 뿐이다. 고객에게는 부서간의 경계가 어떻든지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하고자 하는 목적에 맞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필요할 뿐이다. 또한, 서비스를 받는 고객 경험은 단순히 대출을 받고 적금을 가입하는 순간에 멈춰 있지 않는다. 어떤 것이 고객 자신에게 적합한지를 고민하는 순간부터 대출금을 갚는 경험, 매달 목돈을 입금하는 경험까지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래서 이제는 기업, 공공기관들 또한 마케팅, 기획, 개발, 디자인, 고객센터 등 부서 간의 경쟁구도나 경계선을 넘어선 서비스 창조가 요구된다. 몇 년 전부터 영국 정부는 서비스 디자인을 도입해 시민들을 위한 서비스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조직 중심의 서비스보다는 실제 서비스를 받는 시민들을 중심으로 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공동의 목표를 두고 부서 간 경계 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는 것이다. 정책에 디자인이 함께 한다는 것은 다소 생소하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러한 방식을 취하는 데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기존에 사고하던 방식으로 현재의 문제를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 시민들을 만나서 조사하고 관찰하며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정책과 무엇을 엮어 서비스에 어떻게 반영할지를 연구한다.

Louise Downe, Head of design for government, The UK Government

“Good services are verbs, bad services are nouns”
By Louise Downe, The UK Government

위에 인용된 좋은 서비스는 동사이고 나쁜 서비스는 명사라는 말처럼 더 이상 단절된 한 면의 서비스만 제공해서는 고객의 니즈를 채워주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창의적인 디자인적 사고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을 여러 조직과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 가고 있다. 이제 조직 구조가 개선되고 서비스 접근 방식이 달라졌다는 전제하에 움직이는 고객경험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자.

UX를 이야기하면서 ‘고객여정맵’이라는 용어도 익숙하게 들린다. 고객여정맵은 조직, 서비스, 제품, 브랜드를 채널과 시간에 따라 고객 관점의 총체적 스토리를 시각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의 경험과 관련된 감정, 터치포인트(Touch Points), 페인포인트(Pain Points)들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전체적으로 어떻게 서비스가 고객과 상호작용하는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서비스와 서비스 그리고 프로세스 안에서 매끄럽지 못하거나 단절된 부분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 과정을 통해 고객경험 실패에 대한 맵핑(Mapping)과 고객이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공감 맵핑도 해볼 수 있다. 부족한 부분을 빠르게 찾아 개선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다.

고객 여정맵에서 파악 가능한 것

· 고객이 어디서 서비스와 상호작용하는지 알 수 있다.
· 다른 여러 단계에서 고객의 니즈에 집중할 수 있다.
· 고객의 여정이 논리적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 제공자 관점에 단순 판매 프로세스와는 다른 관점을 줄 수 있다.
· 실제 제공하는 서비스와 희망했던 고객경험 사이에 간극을 알 수 있다.
· 우선순위를 강조할 수 있다.
·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것에 집중할 시간과 노력을 갖게 된다.
<전통시장 모바일결제 사용자 조사 중 사용자 여정맵 작성 예시>

다르게 생각하기 ‘Design Thinking

고객의 전반적인 흐름을 통해 고객과 서비스의 접점을 찾았다면 이제는 이를 개선하는 방법, 해결책을 생각해 내야 한다. Design Thinking 방법론은 꼭 디자인 회사에서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여러 방법론 중 하나로서 금융, 마케팅, 제조업 등 모든 산업에서 적용될 수 있다. ‘Design Thinking’이라고 하면 시각적인 디자인을 위한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 어원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이는 디자인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다.

디자인은 라틴어의 데시그라레(Designare)에서 유래한 것으로 ‘지시하다, 표현하다, 성취하다’의 뜻이 있으며 주어진 목적을 실체화시키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단순히 상품이나 건축을 디자인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체제나 방법을 설계하고 목적에 맞게 어떤 것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의 ‘디자인’으로 많이 이용된다.

예를 들면 ‘The programme is designed to help people’, ‘Themethod is specifically designed for use in small group’과 같이 특정한 목적이나 용도를 위해 고안한다는 의미로, 시각적인 디자인만이 아닌 형태로 다양하게 쓰인다. 그렇기 때문에 꼭 사용자 경험 디자이너(UX Designer)는 예술적인 범주에만 속한다고 할 수는 없다.

‘디자인’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고정관념을 버렸다면 Design Thinking 방법론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자. Design Thinking 방법론이라는 것이 특정 학문으로서 바이블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사람마다 조금씩 쓰는 용어나 단계는 다를 수 있지만 큰 맥락은 비슷하다. 서비스에 대한 문제와 사용자에 대한 니즈를 파악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솔루션을 찾고 프로토타입을 통해 검증하고 반영하는 과정의 반복이다.

① 문제와 니즈 발견
일반적으로 정량조사와 정성조사를 함께해 서비스에 대한 문제점과 사용자 니즈를 파악한다. 특히 정성조사의 경우 정량조사에서 얻을 수 없는 분절되거나 잠재된 니즈들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정량, 정성조사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좋다.

② 정의하기
조사에서 언급되거나 언급되지 않은 니즈를 찾아 정리해 보며 가능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생각을 확장하고 설정해 나아가는 단계이다.

③ 아이디어(솔루션) 만들기
아이디어를 만드는 과정은 가능성 있는 해결책을 위해 개인 또는 그룹이 논의해 의견을 공감하고 집중 추적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제품이나 서비스에 기능적, 감성적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을 이해하고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④ 프로토타입(모델) 만들기
프로토타입은 아이디어를 시각화하고 단계의 흐름을 연결해 만족할 결과물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⑤ 이행(테스트)하다
프로토타입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최종 사용자에게 경험의 일부 또는 전반적인 흐름을 테스트하는 단계이다.

⑥ 평가하다
평가 단계에서는 작업한 모델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자의 피드백을 관찰하고 추출하는 데 중점을 둔다. 궁극적으로는 문제를 해결해 최종 사용자에게 만족감을 줄 때까지 1단계부터 6단계까지 반복되는 과정을 거쳐 서비스나 제품을 고도화해 나간다.
Design Thinking은 누구나 참여해 진행할 수 있으므로 다른 관점으로부터 문제를 보게 한다. 이것은 문제를 풀기 위한 혁신적인 생각과 창의적인 방법을 이끌어내며 반복적으로 적용함으로써 고객 만족과 비용, 시간 절감 등의 긍정적인 효과도 낼 수 있다.

고객 경험의 탈선형화 ‘De-Linearity’

고객의 여정맵을 만들어 개선점을 찾고 Design Thinking 방법론을 적용해 보았다면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접할 다양한 경로들에 대해 한 번 더 고민해 보아야 한다. 점점 획일화된 서비스는 사라지고 있다. 이전의 서비스들은 틀이 정해져 있고 그 틀 안에서 사용자가 적응하고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공급이 수요를 앞서고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은 낮아져 풍족하게 누리게 됐다.
반면, 공급되는 서비스와 제품의 경쟁은 과열되기 시작했다.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의 질은 비슷한 수준이 됐기 때문에 고객에게 어떤 특별함을 제공하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찾는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라는 것이 강조됐다. 동시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있어서 어느 정도 패턴은 있지만 사용자마다 진입경로, 이용순서, 선호도는 다르기 때문에 한 직선에 동일하게 나열할 수는 없게 됐다.

탈선형화 접근 예시

이전의 서비스는 사용자가 어쩔 수 없이 적응하고 순응하는 서비스였다면, 4차산업 시대에는 사용자의 흐름과 니즈를 읽어 다양한 경로 안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해주는 서비스가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은행 앱을 이용하는 사용자의 니즈도 마찬가지다. 이체 후 거래내역을 조회하고 다른 상품까지 탐색하는 경우, 아니면 조회를 먼저 하고 이체한 결과를 받는 사람과 공유하는 경우와 같이 어떤 기능이 더 먼저라고 정의할 수 없다. 고객의 니즈에 따라 언제든지 이용 방향성은 바뀔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다양한 시각으로 서비스나 제품을 이용하도록 제시해야 한다. 결국, 고객의 자율성은 보장하면서 어느 각도에서든 고객의 서비스 이용을 가능하게 하고, 각 이용 흐름에서 경험치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이 UXer로서 꼭 고려해야 할 일이다.

섬세하게 다듬기

마지막으로 위에 했던 다양한 방법을 통해 고객을 이해하고 서비스나 제품을 개선할 준비가 됐다면, 철저히 고민하고 살펴봐야 할 것은 ‘섬세함’이다. 실제 고객 조사를 해보았을 때 고객은 대단히 큰 변화가 아니라면 새로운 서비스가 하나 더 추가되거나 프로세스의 한 단계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만족하지 않는다. 차라리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멘트 하나 아이콘 하나가 고객에게는 더 와닿는 서비스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서비스가 자신들을 얼마나 잘 배려하고 있는가에 더욱더 만족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객은 글자 길이, 크기, 뉘앙스에 따라 오해해서 의미를 해석하거나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고, 서비스 자체는 좋지만 제공하는 이미지나 내용이 적절하지 않거나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면 쉽게 외면해 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iOS 업데이트,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는 업데이트를 이용 시간이 적은 새벽 시간에 진행할지를 묻는 서비스의 친절함

 

Yahoo Weather, 날씨 화면 모서리에
서리가 껴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 디테일을 살림

고객 경험의 흐름을 허들 없이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작업이 지금부터 몇 년간 UX에서의 중요한 요소다. 많은 앱과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존재하고 있는 서비스를 연결하거나 사용자 맥락에 맞게 필터링해 주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며 반드시 해내야 할 과제이다. 다음 회차에서는 이러한 사용자 경험이 매끄럽게 흐르도록 하려는 방안 중 하나로 빅데이터나 인공지능과 같은 발전된 기술이 어떻게 사용자의 경험을 변화시킬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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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Curator박 성례
Writer장희연 유플리트 서비스디자인랩 선임연구원 ()
PhotographStartaê Team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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