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디자이너 Rozy Kim

인생도, 작품도 장밋빛으로 물들이다

라 비 앙 로즈(La Vie En Rose). 그녀의 작품을 마주하고 떠오른 단어다. 그녀의 작업물을 보면 몽환적인 느낌과 함께 내가 마치 장밋빛 인생을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인생도, 작품도 장밋빛을 꿈꾸는 Rozy kim을 만나 이야기 나눠봤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그래픽 아티스트 로지킴이라고 합니다. 디자인을 시작한 지는 2년 반쯤이 됐어요. 지금은 제 그림을 필요로 하는 분들과 협업해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앨범 커버나 애니메이션 작업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이나 디자인 쪽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그림과 디자인은 확연히 다르잖아요. 그림을 잘 그리진 않았어요. 대신 디자인하는 걸 좋아했죠. 장래희망 칸에 디자이너를 쓸 때가 많았는데 어렸을 때부터 디자인 계통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미대에 진학하게 됐고 디자인 일을 시작하게 됐죠.


디자이너가 관심만으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도 디자인에 소질이 있으셨나 봐요.


소질이라기보다는 감당할 수 있는 일이었던 것 같아요. 계속 실패해도 좋아하는 일이 있고 실패하면 다시는 하기 싫은 일이 있잖아요. 디자인의 경우에는 계속 도전하고 실패해도 좋았던 것 같아요. 밤을 새도 좋았어요. 재미있기도 했고요.


예명을 사용하시는데요. Rozy Kim이라는 이름의 의미도 궁금해요.


우선 본명보다는 예명을 쓰고 싶었어요. Rozy라는 이름은 장밋빛이라는 단어에서 따온 이름인데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장밋빛이 제가 좋아하는 컬러 톤이기도 하고 장밋빛 인생이라는 말처럼 희망적인 의미가 좋아 이름을 지었죠.


이름처럼 작품을 보면 장밋빛 컬러들이 눈에 띄어요. 분홍색이나 보라색이요. 색을 선정하는 데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나 본인만의 기준이 있으신가요?


기준을 가지고 색을 쓰는 건 아니에요. 네온 계통의 컬러나 분홍색, 보라색을 좋아하는 취향이긴 한데, 색에 기준을 두기보다는 분위기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선호하죠.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서 제가 좋아하는 색들을 쓰다 보니 지금의 작품 톤이 탄생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럼 주로 영감은 어디에서 받으시나요?


영상을 보는 게 취미에요. 영화부터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 게임까지 모두 사랑하죠. 플레이스테이션게임을 할 때도 영상미 있는 게임을 좋아해요. 영상을 보다가 감명받은 부분이나 괜찮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모두 작품의 바탕이 되고 있죠. 그리고 여행을 가거나 음악을 들을 때 느끼는 감정도 작품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할 때 영감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다른 작가의 작품도 많이 보실 것 같아요. 특별히 영감을 줬던 작가나 작품이 있을까요?


핀터레스트나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좋은 작품이 있으면 스크랩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맘에 들면 일단 저장해요. 그래서 작가의 이름보다는 작품으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아요. 작가의 그림 기법을 기억하는 거죠. 그림을 잘 그리는 작가님들이 많아서 그분들의 작품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원근감 주는 방법이나 명암 기법 등이 많은 도움이 되죠.


디자이너님을 처음 접하게 된 게 그루비룸의 앨범 커버였어요. 최근에도 꾸준히 앨범 커버 작업을 진행하고 계시고요. 앨범 커버 작업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처음 의뢰주신 분이 그루비룸이라고 힙합 쪽에서 되게 유명하신 분이었어요. 저를 어떻게 알고 연락을 주셨는지 모르겠는데 인스타로 연락이 왔죠. 너무 신기해서 저를 어떻게 아셨나고 여쭤봤더니 그냥 우연히 찾게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때는 제가 프리랜서로 활동할 때도 아니었거든요. 상업적으로 작업을 한 포트폴리오도 없었고 그냥 인스타에 개인 작업물을 올리고 있었을 때인데 연락을 주신 거죠.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원래는 앨범 커버 작업을 할 생각이 없었는데 이때 처음으로 커버 작업하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죠.

그루비룸 EP 앨범 커버

앨범 커버 작업을 하실 때는 앨범의 곡들이 영감이 되는 건가요? 앨범 커버 작품의 콘셉트는 어떻게 잡으시는 편인가요?


제안이 오면 음악을 먼저 들어요. 음악을 듣고 가사의 내용이나 가사의 주제에서 키워드를 잡을 때도 있고 곡의 분위기에서 맞춰 콘셉트를 잡을 때도 있어요. 또 클라이언트 분이 처음부터 원하는 느낌을 말씀해주실 때도 있죠. 아예 ‘밤하늘이 있고 축제 분위기였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키워드를 던져 주실 때도 있고요.


많은 가수들과 함께 작업을 하셨잖아요. 이 밖에 꼭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으신가요?


저는 음악을 많이 듣고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이런 질문을 받으면 딱 한 분을 고르기가 어려워요. 제가 즐겨 듣는 음악의 아티스트와 작업을 해도 좋을 것 같고 그냥 음악을 잘하시는 분과 작업을 해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굳이 한 분을 고르자면 제가 요즘 크러쉬의 음악을 듣고 있어서요. 크러쉬님의 목소리가 담긴 앨범의 커버를 작업하게 된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디자인이라는 게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내고 창작을 해야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실 것 같아요. 스트레스 관리법이 있으신가요?

프리랜서는 구상부터 작업까지 모든 걸 혼자 해야 하기 때문에 머릿 속에 여유가 없을 때가 많아요. 작업을 시작하면 며칠 밤을 새우기도 하죠. 그러다 머리가 막히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저도 처음에는 스트레스 관리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런데 잠을 못 자거나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스스로가 고갈된다는 느낌에 작업이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작업 중에 휴식 시간도 가지고 생활 패턴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스트레스도 덜 받으려고 하고 건강을 위해 운동도 하고 영양제도 잘 챙겨 먹고 있죠. 그 덕분에 요즘에는 잠도 잘 자고 있고 컨디션도 전보다 많이 좋아졌어요.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신데 프리랜서라는 직업이 자유롭기도 하지만 그만큼 불안하기도 하잖아요. 프리랜서로서 활동하시면서 느끼신 점도 많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프리랜서다 보니 사람들과 대면하고 부딪히면서 일하는 순간보다는 혼자 있을 때가 많아요. 혼자 일하는 게 단점일 때도 있지만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할 때가 있는데 저는 혼자 작업하면서 내면이나 생활양식이 많이 바뀐 것 같아요.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좋은 상태를 유지해야 좋은 작업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나 자신에게 귀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이 많고, 좋아하는 것들에 더 집중하게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프리랜서는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작가님을 움직이게 하고 작업하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제 작품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원동력 아닐까요? 제 그림을 좋아해 주는 분이 있다는 게 아직은 크게 실감 나지 않아요. 제 작품을 보기 위해 직접 전시장을 방문하셔서 팬이라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을 직접 대면했을 때는 와 닿아서 큰 보람을 느껴요. 제가 회사를 다녔으면 절대 못 느꼈을 감정이 잖아요.

또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클라이언트 분들과 작업을 마쳤을 때 만족해하시면 너무 뿌듯해요. 제가 제일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죠. 프로젝트를 마쳤을 때의 좋고 설레는 기분은 아직도 적응 이 안돼요.


마지막으로 올해의 계획 또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제 많은 분들한테 제 그림을 알리고 싶어요. 올해는 제 작품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활동할 예정이에요. 그게 전시일 수도 있고 미술 커뮤니티일 수도있어요. 그리고 굿즈를 제작을 계획하고 있어요. 올해 안으로는 꼭 제 작품으로 된 굿즈를 출시할 예정이에요. 또 작년 하반기에 너무 바빠 하지 못했던 개인 작업들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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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큐레이터박 성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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