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중심에서 변화를 외치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 최근 인기있는 도시와 롱런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뜨고 지기를 반복한다. 가로수길, 이태원, 성수, 홍대가 서울의 대표 ‘핫플레이스’ 였을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이 지역을 찾고 있지만 그 화제성과 영향력은 이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다른 지역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렇다면 요즘 급부상하는 지역은 어디일까? 변화하는 도시 속, 롱런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


공장과 예술의 색다른 조화

문래동

일제강점기 시절 문래동 일대는 면직물 공장이 많은, 꽤 번창했던 동네였다. 하지만 한국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됐고 이후 이곳은 면직물에서 철강을 만들어내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IMF로 철강소들이 문을 닫게 됐고 문래동은 빛을 잃어가는 듯했다.

이때, 값싼 임대료를 찾고 있던 예술가들이 문래동에 정착하게 되고 이때를 기점으로 문래동은 변화하기 시작한다. 공장과 예술이라는 색다른 문화가 공존하면서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특색이 문래동에 스며든 것이다. 여기에 서울시의 지원이 더해져 문래동은 더욱 활성화된다.

실제 문래동을 방문해 보면 공장들 사이에 위치한 예술 창작촌이 있다. 낡고 좁은 골목, 녹슨 건물들 사이사이에는 작은 공방이나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문래동의 특징은 새롭고 개성 있는 것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더해 각종 예능에서 문래동을 주목하면서 최근 가장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로 거듭나게 된다.

희소성이 무기인

을지로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힙지로’라는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힙지로’는 을지로의 새로운 명칭이다. 을지로는 원래 인쇄소, 전기, 전자, 조명 공장 등 오래된 공장이 많은 곳으로 도심 낙후지역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이곳에 예술가들이 자리 잡았고 을지로 골목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들이 을지로에 정착하게 된 이유는 문래동이 발달한 이유와 비슷하다. 바로 낮은 임대료 때문이다. 예술가들은 을지로에 터를 잡고 부업으로 독특한 바나 카페를 차리게 된다. 이후 이 가게들이 입소문 나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을지로가 탄생하게 된다.

을지로의 인기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희소성’이다. 을지로의 가게들은 하나같이 간판이 없다. 가게 역시 골목 사이, 건물의 구석에 위치해 있어 가게를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방문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찾아올 수 없는 곳’, ‘아무나 올 수 없는 곳’이라는 느낌을 준다. 이러한 특성은 개성 있는 장소를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을 저격한다. 그리고 SNS가 을지로 유행에 불을 지피면서 을지로는 더욱 유명해진다.

을지로에 방문하고 인증샷을 찍는 것이 어느새 유행이 됐다

레트로함이 생명이다

황리단길

가로수길이나 경리단길, 망리단길처럼 장소에 ‘길’을 붙인 지역이 인기를 끄는 사례가 많은데, 최근에는 경주의 황리단길이 주목받고 있다. 보통 경주라 하면 수학여행으로 방문했던 불국사나 석굴암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에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느낌이 강하다 보니 경주를 그저 지루한 곳이라고 치부하고 만다. 그러나 조금만 눈을 넓히면 트렌드의 중심에 있는 황리단길을 만날 수 있다.

사실 경주 황남동의 황리단길은 오래전부터 문화재 보존 지역으로 개발이 어려운 개발 낙후 지역이었다. 그러나 대릉원과 인접해 있는 도로 양쪽으로 카페와 소품 가게 등이 들어서면서 지금의 황리단길이 완성됐다.

사람들이 황리단길을 찾는 이유는 예스러움과 트렌디함의 조화 때문이다. 그리고 레트로의 인기와 함께 클래식한 분위기를 찾는 젊은 세대들이 늘어나면서 황리단길은 유행의 중심이 됐다.

차별화된 도시를 원한다

사람들이 주목하는 도시는 매번 달라지고 있다. 도시들은 마치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뜨고 지기를 반복하고 있고 그 유행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갑작스러운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처음에는 고유한 개성과 각기 다른 특색을 가져 뜨기 시작했던 도시가 방문자가 늘어나고 자본이 침투하게 되면서 점점 변하기 시작한다. 여기에 임대료 상승 등과 같은 경제적인 변화까지 더해지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결국 소비자들은 시선을 돌리고 또 다른 핫플레이스를 찾아 떠난다. 이렇게 동네는 남겨지게 되고 한철 도시로 남게 된다.

문래동, 을지로, 황리단길이 매력적인 도시로 인식되며 뜨고 있지만 그 아름다움이 얼마나 오래 갈지 아무도 모른다. 이미 가로수길, 이태원, 성수, 홍대를 통해 몇 번의 젠트리피케이션을 지켜봤다. 그러니 이제 도시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한 차별화가 필요하다.

콘텐츠가 담겨야 진정한 도시

미국의 도시계획가인 제인 제이콥스는 말한다. 도시에는 오래된 건물들이 있어야 한다고. 오래된 건물은 단순히 오래되고 낡은 건물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본이 많이 들어간 훌륭한 건물과는 다른, 오래된 건물에 담긴 세월과 같은 색다른 콘텐츠를 의미한다.

도시에도 콘텐츠가 필요하다. 그저 순간을 좌우하는 획일화되고 자본력을 갖춘 콘텐츠가 아닌 보다 개성 있고 다른 지역과는 다른, 주력 콘텐츠가 있어야만 한다. 그런 콘텐츠를 담은 도시만이 오랫동안 롱런할 수 있을 것이며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다음 기사를 통해 도시가 어떻게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Credit
Editor
Reference
© DIGITAL iNSIGHT 디지털 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콘텐츠는 저작권법 제7조 규정된 단서조항을 제외한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입니다. 본 기사를 개인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게재(링크)를 원하시는 분은 반드시 기사의 출처(로고)를 붙여주시기 바랍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출처 없이 본 기사를 재편집해 올린 해당 미디어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절차(지적재산권법)에 따라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Related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