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광고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양성필 KOBACO 중소기업지원국 상생협력사업팀장을 만났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중소기업지원국 상생협력사업팀에서는 중소기업 광고주의 수요와 중소 제작사의 공급을 매칭시켜 양측이 상생발전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양성필 kobaco 중소기업지원국 상생협력사업팀 팀장

Q. 월간 di 독자분들께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이하 코바코) 중소기업지원국 상생협력사업팀 양성필 팀장입니다. 1997년도에 코바코에 입사해 근무를 시작한 지 어느덧 23년 차가 됐네요. 코바코에서의 세월을 돌이켜 보니 절반가량은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광고 영업을 했고, 나머지 절반은 전략, 기획 부서에서 전략 수립, 신사업 기획 등의 업무를 한 것 같습니다.

Q. 현재 하고 계신 업무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미디어와 광고 영역에서 보면 중소기업은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중소기업 광고주, 그리고 또 하나는 중소 플랫폼 및 콘텐츠 제작사죠. 중소기업지원국 상생협력사업팀에서는 이러한 중소기업 광고주의 수요와 중소 제작사의 공급을 매칭해 양측이 상생발전 할 수 있도록 돕고 지원합니다. 코바코의 중소기업 지원 제도는 1998년부터 운영됐는데, 초창기에는 지상파 방송광고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IPTV와 일부 디지털 미디어 및 옥외 광고까지 서비스 영역이 확대됐습니다. 광고주에는 360도 크로스 미디어 솔루션을 컨설팅 해드리고, 제작사에는 광고 비즈니스 모델 개발 관련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Q. 이전에 비해 코바코의 업무 범위가 다양해진 것으로 압니다. 영화 투자도 진행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영화 투자를 시작한 지 올해로 3년 정도 됐는데, 첫 투자 영화는 2016년 개봉한 김혜수 주연의 ‘굿바이 싱글’ 입니다. 현재 쇼박스, 메가박스, 롯데컬처웍스 등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투자하고 있습니다. ‘택시운전사’, ‘신과함께-죄와 벌’, ‘신과함께-인과 연’ 등 3년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 3편이나 됩니다.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한류 활성화와 콘텐츠 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Q. 한편 방송광고 시장은 계속해서 규모가 축소되고 있습니다. 5년 후에는 어떻게 변할까요?

현재의 트렌드를 감안하면, 특별한 터닝 포인트가 있지 않는 한 시장은 계속해서 어려워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일 월드컵이 있었던 2002년 당시 지상파 방송 3사의 최고 매출 기록이었던 2조 7,600억 원대 매출 규모가 작년 2018년 기준, 1조 3,000억 원으로 50% 이상 줄어들었죠. 하지만 이것이 최저치가 아닐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또 구조적으로 국내 전체 광고 시장을 보면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 등 우리가 방송이라 부르는 영역의 광고비 점유율이 약 34%이고, 디지털 영역이 38%를 차지합니다. 모바일이 단일 매체로 지난해 1위 자리에 오른 것을 볼 때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추이를 감안했을 때 지상파 영역의 비대칭 규제 해소, 콘텐츠 경쟁력 강화, 새로운 플랫폼 전략 마련 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누가 광고를 봤는지, 광고를 본 사람들이 이후 무슨 행동을 했는지 애드테크에 기반한 데이터와 연동되지 않으면 변화를 모색하기 쉽지 않습니다.

Q. 요즘 방송 광고의 프라임 타임은 언제인가요?

52시간 근무, 저녁 있는 삶 등 라이프 스타일에 변화가 생기면서 현재는 평일 기준 저녁 8시부터 12시까지로, 이전보다 늘어났습니다. 또 주말의 경우 토요일은 19시, 일요일은 18시부터 저녁 11시 30분까지를 프라임 타임으로 봅니다. 다만, 프라임 타임이 갖는 의의는 이전에 비해 많이 퇴색되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프라임 타임이 다른 시간대보다 평균 시청률이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 시간대에 소위 말하는 뜨는 콘텐츠 즉, 다수의 킬러 콘텐츠가 있지 않는 이상 광고 판매에 특별한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Q. 최근 지상파의 콘텐츠 파워가 종편, 케이블 채널보다 약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맞는 이야기인가요?

물론, 지상파 채널이 가지고 있던 프리미엄 이미지가 옅어지고, 실력 있는 제작진들이 종편과 케이블 채널로 이동하면서 콘텐츠 경쟁력에서의 격차가 줄어든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다만 평균 시청률을 보면 지상파가 여전히 2~3배 정도 높은데, 이따금씩 나오는 종편과 케이블 채널의 킬러 콘텐츠들이 화제성을 띠며 착시현상을 보이는 측면이 있습니다. 지상파 콘텐츠의 분발과 더불어 마케팅 노력이 필요합니다.

Q. 지상파 방송의 시청률이 가장 좋았던 때는 언제인가요?

1990년대가 아무래도 시청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1996년도 KBS2 채널에서 방영된 최수종, 이승연 주연의 드라마 ‘첫사랑’의 경우 최고 시청률이 65.8%를 기록했었죠. 지금은 방송 3사 아니, 5사의 시청률을 합쳐도 나올 수 없는, 상상할 수 없는 수치죠. 그 밖에도 MBC 사랑은 뭐길래(1992), SBS 모래시계(1995), KBS2 젊은이의 양지(1995) 등 60%의 시청률을 넘긴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20% 넘기도 어려운 지금 기준으로는 믿기 힘든 수치인 것 같네요.

Q. 그래서 1990년대부터 2000년 초반에는 인기 프로그램에 광고를 내보내기가 굉장히 어려웠는데, 당시를 회고해 보신다면?

이런 이야기를 하면 후배들에게 혼나는데(웃음), 그 때는 지금은 고어(古語)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표현인 소위 ‘완판’ 시대였습니다. 지금은 전년 대비 실적 증감률 혹은 목표 달성률이라는 지수를 쓰지만, 당시에는 재원 대비 판매율을 사용했죠. 그 재원 대비 판매율이 100%였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는 광고총량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1시간짜리 방송에 15초 광고 24개로 한정돼 있었죠. 공급은 24개인데 수요는 그 몇 배가 될 만큼 워낙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했던 터라 당시 코바코의 미션은 판매를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공정하고 투명하게 판매해 고객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것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지상파 3사의 과점 시대라 가능했던 이야기죠. 오늘과 같은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는 역시나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Q. 요즘은 지상파의 경쟁 채널도 너무나 다양해졌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광고 미디어 플래너의 일은 더욱 복잡해졌을 것 같은데, 광고대행사와 협력관계는 어떻게 가져가시나요?

제가 방송광고 영업사원으로 20년 전 처음 근무했을 당시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광고대행사 직원과는 너무 멀리 지내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까이 지내지도 말라고 말이죠. 저는 생각이 조금 달랐는데, 예나 지금이나 광고대행사 분들은 나의 파트너이자 동반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때부터 바잉 업무를 하시는 분들 외에도 AE 분들, 플래닝 하시는 분들을 만나서 광고주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매체 배분을 어떻게 하는지 등에 대해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매체가 너무 많아지다 보니 플래너들도 고민이 많아졌는데, 방송 매체와 디지털 매체는 쓰임이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모두를 동시에 플래닝 하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따라서 광고대행사와 미디어 렙이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광고주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렵습니다. 요즘이야말로 점점 더 동반자, 파트너로서의 관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지상파 프로그램 발표회를 진행하면 광고 판매에 도움이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최근에도 프로그램 발표회를 진행하지만 이전보다 횟수가 줄긴 했습니다. 발표회 자체에 대한 실효성을 두고 여러 이야기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요즘에 SNS 등의 가상 공간 위주로만 소통이 이루어지는 만큼 정기적인 대면 소통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실질적으로 매출과 얼마나 연결되는지와는 별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직접적인 소통과 교감이 이루어지는 장은 계속해서 필요할 것같습니다.

Q. 최근의 MCN 비즈니스는 어떻게 보고 계실지도 궁금합니다.

2016년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MCN 기업 중 하나인 트레저헌터에서 파견 근무를 했습니다. 당시 옆에서 직접 비즈니스를 지켜보면서 많은 MCN 기업들이 긴 터널 안에 갇혀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요. 3년이 조금 더 지난 지금, 일부 기업은 이미 터널을 빠져나와 성장 중인 반면 어떤 기업들은 여전히 터널 안에서 출구가 어디인지 헤매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어느 정도 시장에서의 옥석이 가려졌다고 봅니다.

또한, 얼마 전부터는 유명 크리에이터들이 지상파 방송에 출연하기도 하고, 요즘 학생들의 장래희망 1순위가 유튜버일 만큼 크리에이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MCN의 비즈니스 영역도 다각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MCN에 대한 인식 자체가 3년 전 보다 훨씬 좋아지면서 이제 어엿한 광고 매체 중 하나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Q. 코바코에서는 대학생 광고 교육도 진행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궁금합니다.

명칭은 조금씩 변했지만 코바코는 약 30년 간 꾸준히 광고교육 사업을 해 왔습니다. 현재는 IAA 국제 광고인 과정, 스마트 광고 아카데미, 청년취업 아카데미 등 크게 세 개 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획, 제작, 매체 등 각 분야 전문가를 초빙,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종합 교육을 통한 광고 전문인 양성을 목적으로 합니다. 실질적으로 관련 분야의 취업에 도움되는 내용이 많이 있습니다. 저도 올해 1월에 청년취업 아카데미에서 24시간 강의를 했는데, 당시 수강생 중 한 명이 취업을 한 후 감사 인사를 전하러 와 굉장히 뿌듯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Q. 한편 코바코에서 진행하는 공익광고가 요즘은 다소 적게 보이는데 왜 그런가요?

이 역시 워낙 매체가 많고 다양해지면서 생긴 착시현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방송 미디어의 경우에는 방송사 협조를 통해 프라임 타임에 방영되는 횟수를 늘여 가고 있으며, 전체 공익광고 방송 횟수에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IPTV, 유튜브, 네이버 TV 등에 유료 광고도 집행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예산에 한계가 있다 보니 많은 매체 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이는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또 공익광고와 관련해서는 ‘대한민국 공익광고제’를 열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축제화하고, 전시 및 부대 행사, 컨퍼런스 등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방송과 광고 산업을 함께 다루며 20년 이상 일해 오셨는데, 두 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예측하시나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조심스레 예측해본다면, 우선 방송 산업의 경우 ‘방송’에 대한 정의가 달라지고 있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방송이라 하면 지상파, 케이블, 종편 정도를 떠올렸지만 오늘날은 1인미디어, 팟캐스트, 그리고 SNS 라이브까지 그 개념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방송은 이제 ‘매스미디어’, ‘브로드캐스팅’에서 점점 ‘퍼스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1인 미디어의 성장, 채널 중심이 아닌 콘텐츠 중심의 미디어 소비 행태가 그러한 변화를 말해 주고 있습니다. 특히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까지 해주는 넷플릭스 등 OTT(Over The Top)의 영향으로 ‘퍼스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광고산업의 경우, 우선 제작 측면에서는 카피, 크리에이티브가 핵심으로 여겨졌던 시대에서 이제 여기에 VR, AR등 다양한 디지털 테크가 함께 결합되고 있습니다. 또 바잉 측면에서도 TV, 라디오, 신문 등 이전에는 단순히 스페이스만을 구매했다면, 지금은 스페이스에 더해 오디언스를 플러스해서 구매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애드테크와의 결합이 필수입니다. 5G 시대에 AI기술이 결합되면 앞으로 점점 광고 영역 또한 빅데이터 기반의 산업으로 더욱 변모해갈 것이라 예상됩니다.

Q. 어느덧 마지막 질문입니다. 향후 하고자 하는 일들을 있다면 무엇인가요?

평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에 관심이 많은데, 조만간 첫 번째 에세이가 출간될 예정입니다. 제가 올해 우리 나이로 오십인데, 부모님이 결혼하신 지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좀 더 의미 있는 선물을 드리자는 생각에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과 함께 했던 추억을 총 5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해서 쓰고, 책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힘든 과정이었지만,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에세이를 쓰는 과정에서 우연히 두 번째 책에 대한 계획도 세우게 됐는데요. 제가 지금까지 코바코에서 일해왔던 시간을 되돌아봤습니다. 40대 중반까지는 아날로그, 오프라인 미디어 및 광고업계 분들과 네트워크를 쌓아 왔다면 2016년 트레저헌터 파견을 계기로 최근 3~4년은 디지털, 콘텐츠 분야의 사람들을 주로 만났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제 삶도 정말 많이 바뀌었고요. 인생 2막이라는 표현이 아직은 어울리지 않고, 가칭 ‘인생 1막과 2막의 어디쯤에서’ 정도로 지금까지 제가 일하면서 거대한 변화와 트렌드에 대해 몸소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정리해 담아낼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인생 2막에 대한 이야기인데, 최근에 봉사하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새삼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모 교육 재단에서 무보수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봉사하는 삶을 실천하는 동시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사이버대학을 다니며 2급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취득했고, 지금은 다문화사회 전문가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향후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우리 말과 문화를 가르치고, 그들이 좀 더 우리나라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멘토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체력이 뒤따라 준다면 KOICA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해외 봉사활동도 해보고 싶고요.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준비하고 있습니다.

Credit
Editor
인터뷰어한기훈한기훈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대표
Photograph포토그래퍼 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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