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태극당’

마케터의 주말 사용법 2탄!! 일과 생활에서 영감을 주었던 나의 핫플레이스들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73년 전통의 서울 장충동 빵집 태극당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은 군산의 ‘이성당’) 창업주가 1945년 광복 후 일본인이 운영하던 제과점을 인수해 서울 중구 명동에 처음 문을 열었고 1973년 지금의 본점이 위치한 장충동으로 위치를 옮긴 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태극당이 오래된 빵집이 뉴트로 성지, 빵지순례 필수 맛집으로 젊은 세대들에게 입소문이 나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하철을 타고 동대입구역에 내려 2번 출구를 찾으면 태극장의 이름과 빵 아저씨 캐릭터가 태극당을 안내한다. 지하철 출구 안내판에 빵집이 등장하는 건 태극당이 유일한 가게가 아닐까.

‘과자 중의 과자. 태극당’이라는 커다란 오래된 한자 간판이 부착된 건물 입구에는 ‘빙수를 드시고 가시면 시원합니다’라는 세련된 디자인의 배너가 놓여 있어 옛것과 새로운 것이 어색하지 않은 어울림을 보여준다.

태극당을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시선에 들어오는 것은 태극당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거대한 샹들리에와 ‘태극식당’이라는 글자의 붉은색 간판이다. ‘납세는 국력, 꼭 드립니다. 영수증을, 꼭 받아 가세요 영수증을’ 등 납세를 중시했던 창업주의 경영 정신이 배어 있는 옛날 표어들도 과거의 흔적 그대로 남아 있다.

빵이 진열된 각 공간에는 전통적인 분위기의 패키지와는 대비되는 현대적인 감성의 디자인으로 빵 아저씨 캐릭터와 ‘SINCE 1946 TAEGEUKDANG’ ‘태극당 열리다’라는 슬로건이 인쇄된 배너가 태극당을 찾은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흐른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함께 공존하는 태극당의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태극당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궁금해할 것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태극당의 변화는 지난 2013년 창업주를 대신해 30대인 신경철 태극당 전무 이사가 태극당의 운영을 맡으면서 시작되었다. ‘진짜 가치 있는 전통은 지켜야 한다’라는 신념으로 과거의 유산에서 ‘지킬 것은 지키고 변화가 필요한 시대에 바꿀 것은 바꾼다’라는 철학이 반영된 브랜딩과 리모델링을 과감하게 시도했다.

그가 유명 커피전문점 ‘앤트러사이트’와 원두 공급 계약을 맺고 다방식 커피가 아닌 20대들이 좋아하는 커피를 도입했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메뉴들을 도입하지는 않고 오래된 빵집의 맛을 지금도 맛보고 싶어 하는 단골 고객들을 겨냥해 모나카 아이스크림, 버터케이크, 단팥빵, 야채 샐러드빵 등 태극당의 대표 메뉴들을 강화했다.

태극당의 변화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브랜딩이다. 과거와 단절되는 변화가 아닌 옛 디자인의 형태를 간직하되 현재의 감성에 맞게 세심한 변화를 더했다. 1970년대 무궁화 패턴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패키지도 리뉴얼하면서 로고와 포장 디자인을 통일했고 태극당이 처음 문을 연 1946년 이후의 자료를 모아 광복 직후 거리에서 볼 수 있었던 목 간판의 감성을 반영해 태극당 옛 서체를 복원한 ‘태극당 1946체’라는 서체도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 2015년 새롭게 리모델링을 단행한 후 재개장했다. 태극당의 상징인 샹들리에와 농축원의 풍경을 그린 벽화 등은 그대로 남겼고 납세는 국력이다’‘계산을 정확히 합시다’ 같은 오래된 표어들도 고스란히 살렸다. 카운터를 지나는 공간에는 최신 트렌드를 살린 새로운 디자인이 가미된 카페를 새로 만들었다.

태극당은 젊은 세대들에게 가게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도 진행했다. 20대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패션 브랜드 ‘브라운브레스’ 슈즈 브랜드 ‘수페르가’와 패션 아이템을 공동 제작하고 무신사와 함께 26년 만에 재발매하는 폴로 랄프 로렌의 ‘윈터 스태디움 리미티드 에디션’ 온라인 쇼케이스를 태극당에서 진행했고 롱라이프 디자인 숍 ‘디앤디파트먼트’에서는 태극당 브랜드 전시회를 가졌다. 그리고 최근에는 을지로의 복합문화공간 ‘아크앤북’에 숍 인 숍(shop in shop) 형태로 입점하며 외부 공간에서도 태극당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

어른들의 추억담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던 옛날 빵집의 전통과 세련되고 힙스러운 디자인과 소통 방식이 결합되어 새로운 매력을 더한다. 꼭 보존해야 할 것은 따뜻하게 지켜내면서 전통과 역사의 기반 위에서 과감한 변화가 필요한 것들은 지금의 눈높이에 맞춰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습니다.” 태극당 2층 엘리베이터가 있는 벽면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특별한 문구가 있다. 늘 그 자리에 한결같은 모습을 지키면서도 남길 것은 남기고 시대의 흐름에 맞게 바꿀 것을 바꾸는 태극당은 맛있는 빵을 맛보기 위한 빵지순례의 코스를 넘어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보여주는 특별한 영감과 배움을 전해주는 브랜드이자 가게로 앞으로도 지금까지의 시간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 사랑 받는 곳이 될 것이다.

이상훈 더크림유니언 커뮤니케이션 본부 그룹장

‘스투시의 마케팅팩토리’ 블로그, 페이스북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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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blog.naver.com/stussy9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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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박 성례
저자이상훈 (더크림유니언 커뮤니케이션 본부 그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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