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두뇌에 미치는 영향

뇌종양 겪은 광고선배가 묻다. 당신의 뇌는 안녕하십니까?

2014년 8월, 이노션 재직 당시 뇌종양 3기 판정을 받았다. 9시간 넘는 수술과 28회 방사선 치료를 마치고 현재는 두번째인생 메신저로 건강하게 살고 있다. 오늘도 밤낮없이 수고하는 광고 회사 동료,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총 5회에 걸쳐서 전한다.

01. 스트레스는 무엇인가?
02. 스트레스가 두뇌에 미치는 영향
03. 스트레스 관리 공식
04. 누구나 할 수 있는 스트레스 관리법
05. 뇌파 측정을 통한 두뇌 트레이닝

두번째인생 메신저, 오종현
imfrazy@gmail.com


회사에서 내게 기대하는 바가 클 것 같은데…
곳에서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정도 되고. 잘 모르겠어요 국장님.

최근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 다른 두 사람으로부터 위와 같은 말을 비슷한 시기에 들었다. 한 명은 광고대행사 경력 15년 이상의 부장, 다른 한 명은 광고대행사 경력 1개월 차 인턴이다. 각자 상황은 다르지만 동일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경력이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이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면서 산다. 고민한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다. 죽은 사람이 고민할 수 없지 않은가? 살면서 고민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고민한 만큼 더 나은 선택,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클라이언트 보고에 A, B안을 제시하면 꼭 두 개안을 결합한 C안을 가져오라고 한다. 광고대행사 직원들은 클라이언트의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결과물을 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산다. 허투루 결정할 수는 없다. 적당한 고민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고민해도 답이 없고 시간은 시간대로 흘러가고 초조해지고 밤새 야근하는 등 과도한 고민이 스트레스로 발전하는 것이 문제다.

두뇌는 지속적인 정보 자극을 통해 새로운 신경세포 구조를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특정 영역의 역할과 기능을 변화시킬 수 있는데, 이를 가리켜 뇌 가소성(Brain plasticity)이라고 한다. “Use it or Lost it” 두뇌는 사용하면 할수록 활용 능력이 향상된다. 제안서도 써 버릇하면 술술 써지는데 오랜만에 작성하려하면 진도가 안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뇌 가소성은 평생 지속 가능하며, 스트레스 관리의 신경학적인 근거이기도 하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해마를 위축시킨다

새로운 자극이나 학습을 시도하면 새로운 신경세포가 형성되지만, 과도한 고민이 스트레스가 되거나, 불안과 두려움, 짜증이나 분노가 발생하면 해마의 신경세포 형성을 방해한다. 해마(Hippocampus)는 어류 해마처럼 살짝 구부러진 형태로 새로운 기억 형성과 공간 기억에 관련 있다.

런던 뒷골목 수천 개의 길까지 잘 알고 있는 베테랑 택시 기사의 뇌를 MRI로 촬영한 결과 일반인에 비해 기억중추 중 하나인 해마가 더 컸으며, 운전 경력이 오래된 사람일수록 해마가 더 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지속적인 학습과 그 학습된 지식을 반복해 사용하는 것이 관련된 뇌의 부위를 발달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평소 사물을 잘 기억하는 사람일수록 해마가 발달한 사람일 확률이 높은 반면, 점점 기억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수면 부족과 단백질 합성이 부족한 사람일 확률이 높다. 해마가 심하게 손상되면 새로운 정보를 학습할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두뇌는 3층 구조로 되어 있다. 인간의 뇌라고 불리는 대뇌피질은 두뇌의 80%를 차지하며 뇌의 바깥 부분에 위치한다. 변연계는 포유류의 뇌로 불리며 좋고 싫음, 기쁨과 슬픔 등의 감정 관련 작용을 한다. 파충류의 뇌라고 불리는 뇌사는 배고픔과 욕망 등 생명 유지에 관련된 작용을 하며 뇌 가장 안쪽에 위치한다. 본능적으로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유지하며 살아가는 역할로서 생명의 뇌라고도 불린다.

변연계에 속한 편도체는 두려움과 분노, 공포, 동물적 감각이 주된 역할을 하는데 이는 생존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다. 내 눈앞에 있는 호랑이 존재를 느끼는 순간 공포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편도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지 모른다’ 속담의 강아지는 너무 어려서 호랑이에 대한 정보가 없었거나 편도체가 손상된 상태였을 것이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편도체를 지나치게 활성화시킨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편도를 자극하여 업무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고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반면 과도한 스트레스는 편도를 지나치게 활성화시켜 공포 반응을 일으키게 한다. 또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편도체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하고 호르몬을 통제한다.

코르티솔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분비되면 뇌세포가 파괴되고 뇌에 산소량과 포도당이 부족해져 단백질이 당분으로 분해된다. 그러면 뇌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뇌세포를 줄이게 되는데, 이때 해마에 저장되는 기억력이 감소한다. 그래서 짜증, 화, 불안 같은 부정적 감정이 기억을 방해하는 것이다.

우리가 물리적이나 이성적으로 편도체를 제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저 한껏 민감해진 편도체를 진정시키고, 잠잠해지기를 바랄 뿐이다. 스마트폰에 뜬 광고주 전화를 보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본인 편도체는 정상이니 진정시키는 방법만 알면 된다.

전두엽은 두뇌의 총사령관으로, 추리와 의사결정 영역을 담당한다. 즉, 목표를 향해 행동을 계획하거나 합리적 추론, 미래의 결과 예측 등을 한다. 광고대행사에서 일 잘하는 직원은 전두엽이 발달한 사람일 확률이 높다. 전두엽 작용과 편도체 활성화는 반비례한다. 전두엽이 활발하게 작용하면 편도체는 얌전해지고 반대로 전두엽이 활발하게 작용하지 못하면 편도체의 지나친 활성화를 잠재우기 어렵다. 편도체가 지나치게 활성화될 때 전두엽의 판단은 흐려지고 기억은 감퇴되며 집중력은 떨어지게 된다.

앞서 말한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 두 사람에게 동일하게 해 준 얘기가 있다.

“세상에는 100% 완벽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 장단점이 80:20 또는 70:30이라면 당연히 높은 쪽을 선택하겠지. 대부분 장단점이 55:45 또는 51:49여서 고민을 하는 거라고 생각해. 나는 51을 빨리 선택해서 실행해보겠어. 설령 51의 선택이 실패하더라도 49를 선택해서 다시 하면 되지 뭐. 왜냐하면? 오랜 고민보다 빠른 선택이 정답일 수도 있거든”

고민이 더 커지기 전에!
아무리 고민해도 알 수 없는 블랙홀에 빠져들기 전에!
내 고민이 스트레스가 되어 편도체를 지나치게 활성화시키기 전에!
편도체를 달래는 나만의 스트레스 관리법이다.

P.S 참고로 편도체의 지나친 활성화가 미혼 남녀에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부정적이고 두려운 감정뿐만 아니라 호감에도 관여하기 때문이다. 첫인상을 보고 좋아하는 이성과 싫어하는 이성을 판단하는 것 역시 편도체 담당이다. 만약 한번 본 이성이 자꾸 생각나고 심장이 뛰고 있다면? 본인 편도체는 정상으로 작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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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현

오종현

DDB코리아 국장. 2014년 8월, 이노션 재직 당시 뇌종양 3기 판정을 받았다. 9시간 넘는 수술과 28회 방사선 치료를 마치고 현재는 N잡러이자 두번째인생메신저로 건강하게 살고 있다. imfraz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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