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관리 공식

뇌종양 겪은 광고 선배가 묻습니다.
당신의 뇌는 안녕하십니까?

01. 스트레스는 무엇인가?
02. 스트레스가 두뇌에 미치는 영향
03. 스트레스 관리 공식
04. 누구나 할 수 있는 스트레스 관리법
05. 뇌파 측정을 통한 두뇌 트레이닝


무한도전 멤버 정형돈과 해리포터 시리즈, 미녀와 야수 실사판 영화의 주인공 엠마 왓슨. 아마도 서로를 잘 모르는 사이겠지만 이 두 사람은 공통점이 있다. 성공한 유명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동시에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e)을 앓았던 경험이 있다. 가면 증후군은 심리학자 폴린 클랜스(Pauline Clance)와 수잔 임스(Suzanne lmes)가 처음 사용한 용어로 자신의 성공이 노력이 아니라 순전히 운으로 얻어졌다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을 속여왔다고 생각하면서 불안해하는 심리이며, 사기꾼 증후군이라고도 불린다(네이버 지식백과).

운 좋게 잘 되다 보니 내 밑천이 드러날까 걱정됐다.
내 능력 밖의 복을 탐하다 잘못될 것 같다.

정형돈, SBS 힐링캠프 2012년

무언가를 더 잘 해낼수록 내가 무능하다는 느낌이 더 커진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나의 무능력함을 알게 될 것 같다.

엠마왓슨, 언론 인터뷰에서. 2013년

정형돈, 엠마 왓슨처럼 성공한 사람들도 항상 불안해하는구나.

“요즘 시대에 아이 셋 키우다니, 국장님 능력자입니다.”
“제 소원이 전원주택 짓고 사는 건데, 국장님은 벌써 이루셨네요. 부러워요.”
“저도 나중에 직장과 학교를 병행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교수님처럼요.”

내 주변 사람들은 나를 과대포장한다. 초장기에는 이런 말을 들으면
“에이.. 아니예요” 라고 정중하게 대답했는데, 이 말을 수년째 반복해서 들으니 어느 순간 내 자신이 한없이 작아지더라. 나는 나 스스로가 가장 잘 안다. 남들에게 보이는것처럼 능력자도 아니고 애국자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대한민국 40대 남자일 뿐이다. 타인의 시선과 말들이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로 다가옴을 느꼈다. 몸소 체험하고 적용하고 있는 스트레스 관리 방법을 공유한다.

스트레스통 이론

처음에는 스트레스통(桶)에 구멍을 여러 개 뚫어 놓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밑 빠진 독처럼 스트레스가 내 몸에 채워지더라도 넘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혹시라도 스트레스가 넘치게 된다면 스트레스통을 더 크게 키우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더라. ‘스트레스통 이론’은 스트레스 관리에 적절하지 않다. 탈락!

메타인지

브레인 트레이닝의 핵심 키워드이자 스트레스 관리 공식에 중요한 메타인지(Meta Cognition) 개념이 있다. 메타인지는 ‘내 생각을 생각하는 것’이다. 메타인지는 인지함을 인지하는 것 또는 알고 있음을 아는 것을 의미한다. 위 그림처럼 제3자의 시선으로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핵심이다.

‘하…오후 1시까지 결과 보고서 보내야 하는데. 어쩌지?’

클라이언트 대리는 재촉하는데 보고서는 아직 미완성이고 다른 일도 급한데 마음이 초조해진다. 노트북 앞에서 몇 시간째 거북목 자세로 작업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모른다. 머릿속 온 신경이 모니터에 보이는 숫자에 집중되어있다. 가까스로 결과 보고서 작성하고 클라이언트에게 메일 보내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나서 기지개를 켠다. “아이고 허리야.” 그제야 목이 마름을 느끼고 물을 벌컥벌컥 마신다. 7년 전 내 모습이지만 지금 광고 후배 모습이기도 할 것이다.

내 몸속 암세포가 변질되는 것도 모른 체 스스로 혹사하면서 일한 결과, 뇌종양 3기 판정을 받았다. 그저 회사에서 성실하게 일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끝도 없이 밀려드는 일은 내 능력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했다. 작업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은 늦게까지 새벽까지 일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건 오 국장님 상황이고 나와는 상관없다.’라고 생각하는 후배한테 강요할 생각은 없다. 암은 아무나 걸리진 않지만, 누구나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는 없다.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내 감정 느끼기

2019년 8월은 수술한 지 만 5년이 되는 달이다. 건강보험공단에서는 2005년 9월부터 산정특례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진료비 부담이 높은 특정 질환(암)에 대하여 환자가 부담하는 진료비(본인부담금)를 특례 기간(5년) 동안 경감해주는 제도이다. 진료비 5%만 내면 되는데 암 환자 입장에서는 좋은 제도인데, 나는 8월 3일 종료된다. 이는 곧 완치 판정을 의미하는 것이니 감면 혜택을 못 받는 아쉬움보다, 시한부 2년을 지나 지금까지 잘 살아있음에 뿌듯한 마음이다.

나는 천성적으로 예민하지 못하고 약간 둔한 편이었다. 과거에는 상사의 기분, 회사 상황, 매출, 숫자에만 민감했지 나 자신의 생각, 감각, 마음속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뇌종양 이후 내 마음속 느낌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눈 감으면 자꾸 다른 생각과 잡념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꾸준히 시도한다. 지금 이 순간에 다른 생각과 잡념이 드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메타인지로 나 자신을 바라보고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 이해하기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도 본인 스트레스 관리에 필요하다. 클라이언트가 재촉하는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상사가 회의 시간에 저런 말을 했을 때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조직 내 세대 간 문화가 다르고 최근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시행으로 세대별로 다름에 따른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 “모든 인간은 선하다.”라는 맹자의 성선설을 믿는 나는 ‘저 사람도 어렸을 때는 누군가의 귀한 아들(딸)이었을 텐데…’라고 생각하고 집에 있는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스트레스는 낮아지고 굳이 화낼 일이 없어진다.

도로 옆에는 도로 표지판이 있다. 초보 운전자는 양옆 신경 쓸 상황 없이 여유가 없어서 못 보고 지나치고, 베테랑 운전자는 자만심에 도로 표지판을 안 보고 지나친다. 차량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과속 방지턱을 지날 때는 차도 다치고 차 안에 사람도 다칠 수 있다. ‘과속 방지턱 이론’이라고 우리 삶 주변 곳곳에 마음의 과속방지턱을 세울 필요가 있다.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나도 다치고 내 몸도 다칠 수 있다. 뇌종양 광고 선배가 몸소 체험하고 입증한 이론이다.

p.s 내 주변 과대포장에 지금은 이렇게 대답하고 있다. 이렇게 대답하면 스트레스받기는커녕 대화 분위기가 살아난다.

“요즘 시대에 아이 셋 키우다니, 국장님 능력자입니다”
“하하, 그런 오해 많이 받고 있습니다.”
“제 소원이 전원주택 짓고 사는 건데, 국장님은 벌써 이루셨네요. 부러워요”
“하하, 제 지분은 1평짜리 텃밭이에요”
“저도 나중에 직장과 학교를 병행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교수님처럼요”
“하하, 돈 모으는 건 포기해야 해”

2014년 8월, 이노션 재직 당시 뇌종양 3기 판정을 받았다. 9시간 넘는 수술과 28회 방사선 치료를 마치고 현재는 두번째인생 메신저로 건강하게 살고 있다. 오늘도 밤낮없이 수고하는 광고 회사 동료,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총 5회에 걸쳐서 전한다.

Author
오종현

오종현

DDB코리아 국장. 2014년 8월, 이노션 재직 당시 뇌종양 3기 판정을 받았다. 9시간 넘는 수술과 28회 방사선 치료를 마치고 현재는 N잡러이자 두번째인생메신저로 건강하게 살고 있다. imfrazy@gmail.com

Credit
Editor
저자오종현 ()
Reference
    © DIGITAL iNSIGHT 디지털 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콘텐츠는 저작권법 제7조 규정된 단서조항을 제외한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입니다. 본 기사를 개인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게재(링크)를 원하시는 분은 반드시 기사의 출처(로고)를 붙여주시기 바랍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출처 없이 본 기사를 재편집해 올린 해당 미디어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절차(지적재산권법)에 따라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Related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