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튜브, 지적 즐거움의 시대를 이끌다

유튜브 판 지식in 지식튜브! 지식을 퍼뜨리다.

태초에 ‘호기심 천국’이 있었다. ‘스펀지’의 “빛나라 지식의 별!”은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과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을 거쳐 ‘사물궁이(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로 이어졌다. 모두 지식을 다루는 콘텐츠다. 하지만 ‘넓고 얕은’과 ‘쓸데없는’, ‘사소해서’ 같은 수식어에서 보듯 그 지식이 대단히 어렵지는 않다. 지식보다는 콘텐츠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파는 시대, 개인이 매체가 되는 세상. 지적 즐거움은 더 이상 소수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누리는 앎의 즐거움

지식 튜브는 유튜브 판 지식iN이자 블로그다. 지식 콘텐츠를 다루는 이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나름의 지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눈다. 단순히 질문에 답해주는 것부터 기획을 거친 하나의 완결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까지 그 형태도 다양하다. 내용 역시 마찬가지다. 법이나 의학 같은 전문 지식이 필요한 분야는 물론 역사, 철학, 미술 등 거리감이 느껴지는 분야를 풀어서 설명해준다. 다양한 형태와 내용을 갖춘 지식을 언제 어디서든 쉽게 얻을 수 있게 됐다. 지식 콘텐츠의 범람은 누구나 지적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지식의 보편화

이러한 환경은 지식의 보편화 현상을 바탕으로 한다. 오랜 기간 쌓여온 지적 성취와 그것들을 접할 수 있는 매체의 발달은 인류의 평균적인 지식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실제로 역사에서는 ‘지식인’이라고 불리는 집단의 범위가 오래 산 사람, 문자를 읽을 줄 아는 사람, 특정 분야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 등으로 점차 좁아졌다. 이는 지식을 이해하는 것에 있어 평범한 사람들의 수준 또한 높아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예컨대 우리는 고대 과학자들이 수십 년 고민한 끝에 내놓은 결론을 교과서 몇 줄을 통해 배운다. 심지어 그 내용이 틀렸다는 것도 동시에 배운다. 엠페도클레스가 주창하고 아리스토텔레스가 강력하게 지지했던 ‘4원소설’은 세상 만물이 땅, 물, 공기, 불 네 가지 원소로 이뤄져 있다는 내용이다. 이것이 아직도 진리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면, 원소 주기율표의 벽에 막혀 화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훨씬 적지 않았을까.

유튜브, 지식을 퍼뜨리다

매체의 발달, 특히 유튜브 이용의 확산은 이러한 지식의 보편화를 가속시켰다. 보다 수월해진 제작 과정은 특색 있는 지식의 소유자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영상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영상이라는 매체가 일반적으로 쓰이는 환경이 마련됐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영상의 매체적 특성에 있다. 글이나 사진은 정지돼 있기 때문에 생각하는 과정이 동반된다. 반면 영상은 대상을 실체에 가깝게 재현하므로 더 직접적이고 감각적이다. 불특정 다수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 다른 매체에 비해 잠재적인 수요가 훨씬 크다. 누구나 각양각색의 지식 콘텐츠들을 제공하는 동시에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지적 즐거움의 시대를 이끄는 이들

잡학, 아니 지식의 시대다. 어떤 것이든 지식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전문적 지식을 최대한 간략하게 정리해주거나, 학문적 내용을 실제 사례에 접목해 이야기를 만들고, 그도 아니면 말 그대로 잡다한 사실들을 가지고 ‘썰을 푼다.’ 목표는 하나다. 앎의 기쁨, 그러니까 지적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알려준다. 그 ‘무엇’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갈 수 있을까? 지식 튜브, 사례로 한번 살펴보자.

사물궁이

하늘로 총을 쏘면 어떻게 될까? 잠잘 때 가끔 몸을 움찔하면서 깨는 이유는? 비가 오면 개미집은 물에 잠길까? 모두 사소해서 물어보지 못했지만 궁금했던 이야기다. ‘사물궁이 잡학지식’의 구독자 수는 75만 명. 이처럼 열광적인 반응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영상에 달린 댓글이 요약해준다. “그냥 저런 궁금증이 없었는데 영상 제목 보면 ‘어 그러게?’ 하면서 궁금해져서 맨날 들어와요.”

출처. 사물궁이 유튜브 채널

달수네 라이브

박문성 해설위원은 공중파에서 축구 중계를 하던 전문가다. 최근 중계가 뜸해졌지만 축구 팬들 사이에서 그의 이름은 잊혀지지 않았다. 유튜브에서 ‘달수네 라이브’라는 이름으로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서다. 경기 프리뷰와 리뷰, 헷갈리는 규칙, 용어, 전술 등 축구에 관한 지식들을 자세하면서도 간략하게 풀어준다. 플랫폼을 바꾸면서 콘텐츠를 더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는 대표 사례다.

출처. 달수네 라이브 유튜브 채널

빅쇼트

당신이 알아야 할 미국 래퍼(한국 래퍼), 힙합 용어 사전, 힙합의 조상을 찾아서… 유튜버 ‘빅쇼트’의 재생목록이다. 힙합 좀 들어보겠다며 투팍과 비기, 듀스와 드렁큰 타이거를 공부하곤 했다. ‘힙합엘이’나 ‘힙합플레이야’ 같은 커뮤니티에 상주하고 ‘리드머’ 등 전문 매거진을 뒤적였다. 이젠 그럴 필요 없다. 사진, 뮤직비디오, 라이브 공연까지 한번에 볼 수 있는 영상이 있으니 말이다.

출처. 빅쇼트 유튜브 채널

송사비

단 한 번도 자의로 클래식 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송사비’를 만나기 전까지는. 특히 눈길을 끌었던 콘텐츠는 “길고 복잡한 ‘클래식 곡 제목’의 비밀!”과 “클래식 공연 입문! ‘1도 모르는데 어떻게 시작할까요?’”다. 기본적으로 말을 잘해서 그런지 대학교 졸업 연주회라도 한 번 가볼 걸 그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흥미롭게 설명한다. ‘뮤직테이너’다운 피아노 커버 연주와 레슨은 덤.

출처. 송사비 유튜브 채널

누구나 누리는 앎의 즐거움

지식 튜브의 범주로 묶을 수 있는 유튜브 채널은 이게 끝이 아니다. 같은 분야라도 입맛에 따라 여러 가지 채널을 골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쏟아지는 지적 즐거움 속에서도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지식과 지식 콘텐츠는 엄연히 다르다는 점이다. 여전히 전문 분야와 지식인은 존재한다.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지식 콘텐츠는 특정 분야에 입문하기 전 워밍업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유튜브 채널들은 대개 가벼운 내용을 다루며 설사 전문 지식이라 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콘텐츠로 즐길 정도로 수준을 조정하기 때문이다. 지식은 보편화 됐지만 그만큼 전문화 된 영역도 있다는 걸 늘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럼 이제, 아니, 계속해서 지적 즐거움을 누려보도록 하자.

Credit
Editor
Reference
  • 센터플러스
© DIGITAL iNSIGHT 디지털 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콘텐츠는 저작권법 제7조 규정된 단서조항을 제외한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입니다. 본 기사를 개인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게재(링크)를 원하시는 분은 반드시 기사의 출처(로고)를 붙여주시기 바랍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출처 없이 본 기사를 재편집해 올린 해당 미디어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절차(지적재산권법)에 따라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Related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