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 아티스트 주재범

작은 점이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되기까지

이름. 주재범
지역. Korea
URL. joojaebum.com

cover. neo seoul

이미지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 픽셀(Pixel). 작고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픽셀이 모여 그려내는 세계에 한계란 없다. 그래서일까. 픽셀 아티스트 주재범은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것을 픽셀로 표현하고 있었다. 픽셀을 이용해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 주재범 픽셀 아티스트를 만나 이야기 나눠봤다.


Q.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픽셀 아티스트 주재범입니다. 때로는 그래픽 디자이너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주로 픽셀 아티스트라고 소개해요. 실제로 픽셀을 활용해서 작품을 만들고 있고요. 픽셀 아트를 시작한 지는 7~8년 정도 됐습니다. 원래는 애니메이션 제작 일을 했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픽셀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그 뒤로 계속해서 픽셀 아트를 하고 있죠.

Yang Hwa Br

Q. 애니메이션과 픽셀은 많이 다르잖아요. 픽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팀 작업이에요. 팀에 소속돼서 하나의 색깔을 가지고 작업하죠. 그러다 보니 하나의 스타일로 작업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팀 안에서 여러 가지 표현을 해봤지만 제 색깔을 보여주기란 쉽지 않았죠. 나중에는 제 색깔이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러다 픽셀을 접하게 됐어요. 당시 그림이나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블로그에 올리고 있었는데 여기에 프로필 사진이 필요한 거예요. 셀카도 제 모습이긴 하지만 좀 더 특별한, 제 색깔을 담은 프로필을 만들고 싶었죠. 그러던 중 포토샵의 빈 레이어를 켰어요. 그 안을 자세히 보면 네모로 된 픽셀이 있잖아요. 이 픽셀에 색을 채워 나갔죠. 그림의 윤곽이 잡히기 시작하니 예전에 즐겨 했던 8bit 게임 생각도 나고 재밌더라고요. 그렇게 제 프로필을 완성했죠. 이후 팀원들의 캐리커처를 그려주면서 픽셀 아트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거창한 시작은 아니었죠.

DDP

Q. 애니메이션 회사에 다니면서 꾸준히 픽셀 작업을 하셨어요. 일과 개인 작업을 병행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그만큼 픽셀 아트에 큰 매력을 느끼셨나 봐요.

완전히 다른 재미를 느꼈죠. 픽셀로 지인들의 얼굴을 그려서 올리니까 SNS를 통해서 바로바로 피드백이 오더라고요. 그때가 페이스북과 같은 SNS가 활발했던 시기라서 피드백이 더 빠르기도 했고요. 애니메이션은 작품을 만드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고 피드백도 몇 개월 뒤에 받을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소통 부분에서 갈증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슬럼프도 왔었고요. 그런데 픽셀 아트를 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볼 수 있으니까 흥미가 생기더라고요. 많은 시간을 할애해도 좋았어요. 밤을 새도 힘들지 않았고요.


Q. 그림은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셨나요? 언제부터 그림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을 봤는데 내용도 재밌고 따라 그리기도 너무 쉽더라고요. 이때부터 무언가를 그리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생긴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당시 예술을 한다는 건 남들과는 다른, 조금은 튀는 일이잖아요. 저는 결코 튀고 싶지 않았거든요.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인생의 루트가 있잖아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에 진학하고 취업해 결혼하는 그런 평범한 루트요. 그 루트에 맞게 살면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그런 학생으로 지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미술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뒤로 고민이 많았죠.

the Milky Way

Q. 그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게 빠른 편은 아니시네요. 남들보다 늦게 가지게 된 꿈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을 것 같아요.

미대를 준비하는 학생 중에 이미 예중, 예고를 준비했던 학생들이 많았어요. 이런 친구들과 경쟁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죠. 당시 만화부를 하던 친구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방과 후에도 미술을 해야 하고 학원도 다녀야 하며 실기 시험도 봐야 하는 한다는 것을 이 친구 덕분에 알게 됐어요. 미대 진학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많이 배웠죠. 방법을 알게 되니 준비하기 좀 더 수월했던 것 같아요.


Q. 그럼 픽셀 작업은 어떻게 진행하시나요?

기본적으로 포토샵을 사용해 작업해요. 사람들이 어떻게 작업하는지, 어떤 앱을 쓰는지 많이 물어보세요. 그런데 사실 굉장히 단순해요. 그냥 찍으면 돼죠. 픽셀로 변환하는 프로그램도 써보고 이것 저것 많이 써봤는데 일그러지는 느낌만 줄 뿐 정리된 느낌이 없더라고요. 어떤 프로그램을 사용할지 고민할 시간에 픽셀을 하나라도 더 찍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Q.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을까요?

거창한 건 없어요. 제가 처음 픽셀에 흥미를 느꼈던 이유가 공감이잖아요. 그것처럼 사람들이 제 그림을 보고 공감해줬으면 좋겠어요. 또 각 작품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이나 의견을 서로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 뉴트로가 유행하잖아요. 저도 픽셀 아트를 하면서 레고를 좋아하고 그래픽을 좋아했던 기억들이 떠올랐거든요. 그런 것처럼 사람들이 제 작품을 보면서 과거를 떠올리고 추억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Brooklyn roasting company_nanba

Q. 작가님에게는 무엇보다 ‘공감’이 중요한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의 공감이 작가님에게는 원동력이 되는 걸까요?

공감은 참 중요해요. 세상은 같이 사는 거잖아요. 뭐든 혼자 할 수 없을 뿐더러 또 외롭기도 합니다. 저는 저밖에 모르는 사람이라 제 작품을 객관적으로 봐주고 솔직하게 얘기해줄 사람이 필요해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어떤 작품을 전달할지, 어떤 작품이 사람들의 공감을 살지 많이 고민하는 것 같아요.

City Hall

Q. 오랜 시간 동안 픽셀 아트를 하시면서 많은 일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위워크(wework)와 컬래버레이션을 했을 때가 기억에 남아요. 공유 오피스에 픽셀로 벽화 작업을 진행했었는데 오프라인에서 작업해 보니 또 다른 느낌이 나더라고요. 픽셀은 보통 디지털 안에서만 작업하니까 실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었거든요. 상상이 현실로 이뤄진 순간이었죠. 큰 그림으로 접하니 임팩트가 다르더라고요.

Q. 지금까지 다양한 브랜드 또 많은 작가와 작업을 하셨어요. 앞으로 꼭 협업해보고 싶은 브랜드나 작가가 있을까요?

닌텐도와 컬래버레이션을 해보고 싶어요. 함께 닌텐도에서 할 수 있는 스토리가 담긴 게임을 픽셀로 만드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또 픽셀이 디지털 아트의 시작이니까 VR이나 AR을 이용한 작업도 진행해보고 싶어요. VR을 쓰면 픽셀로 된 배경이 보이는 영상이나 픽셀을 이용한 VR 전시도 재밌을 것 같아요. 요즘 전시의 형식이 많이 바뀌었잖아요. 무겁고 딱딱한 형태의 전시보다는 접근하기 쉽고 가벼운 형태의 전시를 선보이고 싶어요. 디지털과 미래를 합쳐 판타지적인 전시도 해보고 싶고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8월 말에 전시를 앞두고 있어요. 전시에서 모든 것을 보여드릴 순 없겠지만 웹상에서 보여드렸던 작품을 실제로 보여드린다는 것에 기대감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이번 전시에 대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제가 어떻게 변할지, 또 어떤 식의 표현 방법이 생겨날지 기대됩니다. 이후의 목표는 나중에 생각하고 싶어요. 활동하면서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을 세우려 합니다.

Cat on the roof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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