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비스 목소리의 정체와 존재감

사용자 유형에 맞는 AI 퍼소나를 찾는 것도 UX디테일이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으로 자동화된 제품들(Robotic entities)은 계속해서 우리 삶으로 들어오고 있다. 아마존의 알렉사,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 구글의 구글어시스턴트 등은 특히 인공지능 음성 기술을 사용한 가전제품들이다.

다양한 스마트 가전 (출처. LG전자)

인공지능은 스마트 가전, 스피커, 냉장고, 청소기, 에어컨 등 다양한 장비에서 사람의 목소리로 이용자와 커뮤니케이션한다. 아침에 맞춰 놓은 시간이 되면, AI는 내가 평소에 즐겨 듣는 취향을 분석하고 나의 성향을 바탕으로, 그리고 이른 아침이라는 시간적 상황을 고려해 내 귀에 가장 꿀 같은 음악을 들려주기 시작한다.

식사 준비를 하는 동안 AI는 오늘 하루 나의 일정을 브리핑해 주고, 오늘의 주요 뉴스를 틀어준다. 냉장고도 이에 질세라 저장 중인 재료와 필요 재료에 대해 보고하고 구매 리스트, 추천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어 놓았다고 한다.

출근하려고 하는데, 출근길 교통정보와 빅데이터를 통해 최적의 경로에 대해 소요 시간을 알려준다. 시간에 맞춰 준비하고 있는데, 스마트폰에 메시지가 왔다. 잊은 건 없는지 출근 전 확인 사항과 준비물에 대한 체크리스트… 우리 집 AI 스피커가 보낸 메시지다. 이들은 모두 내 사적인 생활공간 각각에 자리 잡아 가족 같은 깊숙한 개입의 자격을 획득했다.


소통 대상 존재감에 대하여

커뮤니케이션, 소통, 대화한다는 것은 화자와 청자가 있다는 것이고, 각각의 존재는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AI를 이용하는 상황에서는 이용자 외 AI도 하나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비록 AI가 인간의 존재는 아니지만, 인간의 소통 방식 체계에 들어와 그 규칙에 따라 인간이 이용자와 소통하는 것이다.

소통의 기본적인 전제는 소통의 상대, 상대에 대한 존재감인데, 존재감 수준에 따라 소통 경험에 영향을 받고 소통 효과가 달라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것은 일상에서 우리가 인간인 누군가와 소통할 때와 같은 상황으로 보면 된다. 이야기할 때, 바로 눈앞에 있으면 편하게 이야기하고 상대방의 의견이나 피드백을 받는다. 멀리 떨어진 곳의 사람과 소통하려면 조금은 나의 노력이 필요한데, 목소리를 크게 내거나, 아니면 상대방의 목소리에, 몸짓, 표정에 더 집중해야 한다.

출처. freepik

소통하려는 상대방의 존재감으로는 반드시 신체와 같은 물리적인 존재가 있을 필요는 없다.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뚜렷한 목소리만으로도 우리는 소통이 가능하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소통을 할 때 중요한 것은 대상에 대한 정체성과 존재감인 듯하다. 정체성은 고도로 정교화된 프로그램 덩어리이지만 나보다 계산이 빠르고 절 대 까먹지 않는 등의 성격을 가진 소프트웨어이고, 특정 장비에 거주하면서 나와 소통한다.

즉, 하나의 스마트 장비(가령 AI 스피커, 스마트 냉장고 등)를 통해 정체성을 가지는 AI는 다시 연결된 다른 장비(스마트폰, PC 등 애플리케이션)를 통해 사용자와 소통하기도 한다. 조만간 우리 집 냉장고가 필요한 음식 재료를 사 오라고 전화할 수도 있다.


로봇 분야에서의 AI

AI에 대한 개념은 ‘소셜로봇’ 분야에서 더 많은 연구 및 응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로봇은 비율로 따져보면 공장, 산업용이 많지만 인간과 상호작용하면서 도움을 주는 로봇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사람과 사회적인(Social) 소통이 되는 로봇을 특히 소셜로봇이라고 한다. 이런 소셜로봇 연구자들은 일찌감치 목소리에 의해 소통 경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연구해 왔다. 목소리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어서 그렇다.

기계로 만들어진 목소리를 사용하게 하더라도, 그것을 듣는 사람은 사람의 유형으로 생각해 버리는데, 기계음의 피치 높낮이에 따라 남성과 여성으로 간주하고 소통하고 소통 결과에 영향을 받는다. 요즘은 특히나 기계 목소리가 사람의 목소리와 가까우니, 목소리는 하나의 인간을 상상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단서인 것이다.

목소리로 남성인지 여성인지가 우선 파악되고 동시에 연령이 추측되고, 동시에 지역이나 나라 등도 추측된다. 목소리는 말을 걸고 있는 사람의 머릿속에 대상을 재빠르게 형상화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셜 로봇 연구자들은 목소리를 통해 변화될 수 있는 이용자의 UX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이다.


목소리와 AI 로봇의 외형이 어울리나?

전술했듯이 목소리를 듣는 순간 인간은 자신의 머릿속에 상대방의 상을 떠올린다고 했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로봇의 모습은 생각한 머릿속 모습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 그 괴리감에 대해서는 괴리감이 클수록 소통할 때 더 많은 불편감을 겪게 될 것이라는 주장들이다. 소통할 때의 불편감은 알다시피 UX를 질적으로 떨어뜨린다.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로봇의 외형 얼굴형이 분명히 여성처럼 생겼는데, 목소리가 남성처럼 나오는 경우이다. 몇 달 전 무인점포에서 본 곰 한 마리도 생각난다. 한 편의점에 점원은 없고 카운터에 곰의 얼굴을 가진 스크린 로봇이 계산을 대신하고 있었다. 가지고 나온 물건의 바코드를 찍으려 하는데, 곰이 말을 건다. 댄디한 남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순간 기이함을 느꼈다. 기이함은 재미로 연결될 수도, 혹은 불편감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목소리가 생성하는 AI 정체성이 역할과 어울리나?

또 다른 연구의 큰 흐름 중에는 로봇에 의해 제시되는 여러 가지 요소로 인해 로봇의 정체성, 즉 퍼소나(Persona)가 만들어질 텐데, 예를 들면 수업을 도와 줄 조교로 AI가 채용(개발) 되었다. AI의 목소리에 대해 여성인 경우와 남성이 경우에 대해 테스트해보았다. 목소리가 남성인 경우 학생들은 별로 집중하지 않았던 것에 비해, 여성 목소리로 과제와 다음 수업에 대해 안내할 때, 더 집중하고 신중하게 노트하는 결과를 최근 유럽의 한 연구자가 발견했다. 목소리가 남성일 때와 여성일 때의 소통의 효과가 달랐다는 것은 서비스 경험 가치가 달라졌고, 이용의 결과가 달라진 것을 의미한다.

정리하자면 조교라는 역할은 여성이 더 적절하다는 그 사회나 세대의 멘털 모델이 실제 AI가 여성의 목소리로 나오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소통하게 된 것이고, 반대로 남성 목소리가 나오니 부자연스러움을 느껴 불편하거나 서비스 이용에 집중을 못 했다고 거칠게 해석할 수 있겠다.


AI 서비스 목소리 가치

사물 인터넷 그리고 스마트한 제품들은 계속 AI라는 이름으로 다양하게 자동화된 상호작용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게 될 텐데, 비즈니스적 필요와 제약으로 AI 로봇의 외형은 미리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면 스마트 냉장고, 스마트 가구, 스피커 등의 제품과 기능을 사용자가 더 잘 사용하고,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상호작용과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함에 있어, 주어진 외형(냉장고, 가구, 스피커)에 대해 적합한 목소리를 주는 것은 본연의 서비스에 더 집중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기회를 주는 것이어서 적절한 목소리의 적용은 중요해 보인다.

또한 그 AI 역할이 단순한 정보 전달자가 될 것인지, 매니저 역할을 할 것인지, 엄마의 콘셉트인지 등의 전략에 따라서도, 그리고 상황에 맞는 목소리 매칭을 위해서도 목소리에 대한 연구는 AI의 UX에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단 추가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부분은 목소리는 사람의 성격, 성별에 따라 마치 향수(Perfume)처럼 호불호가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더 깊은 개인화 서비스로 사용자와의 친밀감을 높이고자 한다면, 사용자 유형에 맞는 AI 퍼소나를 찾아내는 것도 UX 디테일이 아닐까 싶다.

Author
공화연

공화연

ICT Usuer Interface 설계자, 성균관대학교 휴먼ICT 융합학과 초빙교수. 성균관대학에서 2010~2014년까지 운영된 World Class University (WCU) 에서 HCI&UX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시라큐즈 M.I.N.D. Lab 연구원을 역임했다. AI UX를 연구하고, AR 글라스, AI 스피커 UI 설계자로 활동 중이다. flohell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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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저자공화연 UX 컨설턴트 (flohell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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