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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디자이너가 되는 방법

: 디자인팝 버킷브랜드 멘토링

‘전공을 살려 취업해야 하나?’ 고민하는 취업준비생, ‘내가 과연 인재가 될 수 있을까?’ 앞길이 걱정스러운 신입 사원, ‘계속 디자인을 하는 것이 정답일까?’ 딜레마에 빠진 입사 3년차. 이렇듯 우리 주변에는 ‘좋은 디자이너’를 꿈꾸며 절실하게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려준다는 초록창에 검색해도 이렇다 할만한 사이다 답변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일까, 칼 바람 부는 저녁 추위에도 디자인에 대한 열정을 지닌 여러 사람이 한 자리에 모였다. 누구도 얘기해주지 않았던 디자인 스페셜리스트들의 진짜 조언, ‘버킷브랜드 멘토링’ 현장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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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브랜드 멘토링 현장

Q. 디자인 학원에서 취업 담당자로 일하고 있다. 요즘 취업이 굉장히 어려운데, 이력서나 포트폴리오 말고 중점적으로 보시는 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A. 하상현 위드나인 대표: 학원이나 취업 전문학교 등에 가서 학생들이 수료할 때 심사를 하고 추천 건으로 면접을 볼 때가 있는데, 대부분 수료하는 학생 수에 비해 취업자가 적다. 다만 대체적으로 비슷한 건 여러 회사 대표님들과 학생들을 만났을 때 어떤 학생이 취업할지 예상이 된다는 점인데, 신입직원이 디자인 회사에 와서 보여줄 수 있는 건 포트폴리오 능력이 전부가 아니다.

사실 입사 이후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더 잘 발휘 할 수 있도록 배워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오히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 결국 기존 직원들 또는 대표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고,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지 인성적인 부분도 고려한다. 인성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좋은 사람은 사실 학원에 다닐 때도 그만큼 실력이 나오기 마련이다. 좋은 포트폴리오는 선생님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잘 했다는 반증이 되기 때문이다. 인성, 배우고자 하는 자세,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중요하게 본다.

Q. 디자이너로서 현재 트렌드를 파악하고 싶은데, 이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리서치를 하는 것이 좋은가?

A. 정석준 고스디자인 대표: 트렌드는 모두가 읽고 싶어한다. 답변에 앞서 한 가지 질문을 해보겠다. 소위 최상위 계층이라 불리는 이들이 사용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디자인해야 하는데 그것을 모른다면 과연 디자인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누구를 위한 디자인을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하고, 자신은 어느 부류에 속해있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 왜? 본인은 그 분야만 잘 알고, 그 외에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결혼하고 아이가 있어야 육아 관련 제품을 비로소 알게 된다. 아이가 없다면 알 수 없다. 또 국내를 벗어나 해외로 나가면 완전 다른 이야기가 된다.

중국이나 동유럽 쪽 클라이언트들과 트렌드를 이야기하다 보면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을 때가 많다. 나는 그 사람들의 생활 속에 깊이 들어가있지 않기 때문이다. 라이프스타일은 사람마다 다르다. 특정 분야의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의 경험을 해야 하고, 그래서 우리는 매니아적인 사람들이 필요하다. 디자인 트렌드라는 것은 점점 메가 트렌드의 속성이 옅어지고, 마치 세밀하게 나뉜 세포조직처럼 분야별로 다양해지고 있다. 정리해보면 자신이 속해있는 문화와 계층 그리고 관심 있는 분야를 고려해 트렌드를 찾는 게 중요하고, 주변을 통해 들은 이야기, 본인이 대충 체험해 본 이야기, 그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결코 트렌드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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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민호 디자인팝 대표, 정석준 고스디자인 대표, 하상현 위드나인 대표, 최길수 교수, 권율 디자인팝 CDO

Q. 브랜드 디자인을 준비하고 있는데, 실무에서 디자이너의 참여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궁금하다.

A. 권율 디자인팝 CDO: 회사의 규모나 프로젝트, 개인의 능력 등 경우에 따라 참여 범위가 달라진다. 대기업을 작은 톱니바퀴가 모여 맞물려 돌아가며 큰 그림을 그려내는 곳이라 비유한다면, 디자이너 역시 하나의 작은 톱니바퀴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프로젝트의 일부분을 파트 별로 각자 맡아 보고와 수정의 절차를 수없이 거치게 되는 프로세스를 하나의 예로 들 수 있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에서는 기획 단계부터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그것들이 실제 제작물로 나오기까지 하나부터 열까지의 모든 과정을 경험할 수 있기도 하다. 결국 참여 범위는 누가 어느 곳에서 어떻게 일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Q. 최근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디자이너로서 워라밸은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는가?

A. 최길수 교수: 디자이너로서도 삶의 균형은 정말 중요하다. 많은 디자이너들의 하루 일과는 똑같다. 이 일상의 무료함을 어디서 채워야 할지 늘 고민해야 한다. 특히 일상을 새롭게 만드는 것 자체가 시각디자이너의 일이 아니던가. 개인적으로도 이런 것들을 섭취해야만 디자이너들의 역량이 꾸준히 발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말마다 디자인 페어나 일러스트 페어 등을 찾아 다닌다. 나와 관련된 것, 혹은 좋아하는 것 등 여러 가지 호감 기재를 찾고, 이것이 나만의 자료, 재료가 될 때까지 수집한다. 귀중품을 서랍 속을 고이 간직하 듯 말이다. 이것이 또 다른 하나의 취미나 기쁨이 되고, 결국 꿈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본다. 나 역시 지난 15년동안 주말마다 페어나 자연 속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그것을 토대로 또 다른 그림을, 그래픽을 만들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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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Life Balance Concept. The meeting at the white office table. 사진 출처. http://upraise.io/blog/elements-work-life-balance/

 

[MINI INTERVIEW]]
김민호 디자인팝 대표

DI: 무료로 이런 멘토링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7년 전 디자인팝 대표로 일한 지 꼭 10년이 됐을 당시, 그동안 내가 디자이너들에게 받아 온 것을 조금이라도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직장을 다니면 복지혜택이 있지 않은가, 디자인업계에 있는 분들에게 우리회사에서 할 수 있는 일종의 자그마한 복지 개념으로 나눔 강연을 7년째 이어오고 있다. 디자인팝의 대표이자 프로젝트 리더 역할 외에도 전국을 다니며 강의를 하는데, 학부생 심지어 현업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강의를 해보면 꼭 알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모르고 있는 것들이 많더라. 물어보고는 싶은데 정작 주변에 시원하게 대답해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듯 했다. 사실은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 고민하는 것들이 비슷하기 때문인데, 나이나 경력 또는 하는 일은 달라도 디자이너로서 느끼고 고민하는 것들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것들을 해소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 생각했고, 업계에 계신 대표님과 교수님들을 모셔 강연과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DI: 7년동안 꾸준히 나눔 프로젝트를 해온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공유 혹은 상생의 의미는 단순하게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7년동안 회사의 비용과 시간을 쓰며 굳이 왜 하느냐’ 묻기도 하는데 이는 마치 ‘나무를 왜 심어요?’라는 질문과 비슷하다. 왜 돈을 들여 나무를 심겠는가? 시각적으로 보이는 아름다움이나 심리적인 안정감도 있겠지만, 좋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환경 자체를 만들기 때문이 아닌가? 사실 업계가 살아야 나도 살고, 업계가 힘들어지면 나도 같이 힘들어진다.

결국 이 모든 건 상생이다.

상생하기 위해서 이런 일을 했기 때문에 오래 할 수 있었지, 무조건적으로 봉사의 개념으로만 접근했다면 그러지 못했을 거다.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나 경험을 좀 더 나누는 것이 결코 절대적으로 누군가에게 주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늘 자리에 오신 분들도 주변 디자이너 분들에게 제 생각을 많이 공유 해주시면 좋겠다. 분명 디자이너는 계속해서 생성되고, 고민은 만들어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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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앞으로 기획하고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있다면?

향후 콘서트 형태의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보려 한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지인 분들에게 제안 해서 공연도 하고, 노래도 들을 수 있는 자리로 말이다. 매일 사무실에서 일만 하지 말고, 다양한 분야에 계신 분들을 멘토로 모셔 허심탄회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 최근 많은 대학생들이 졸업할 당시 어떤 분야로 가야 할지 몰라 고민하고 대부분 전공을 살리지 못한다.

또 업계에 어떤 회사가 있는지 정보가 부족해 취업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현재 ‘버킷트러스트’ 웹사이트를 리뉴얼 중인데 온라인에서는 이곳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 오프라인에서는 앞서 말한 콘서트 형태의 프로그램으로 병행하려 한다. 좀 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것들을 기획하겠다.

DI: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디자인팝 스텝들과도 그렇고, 외부에 있는 디자이너들에게도 ‘행복’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우리가 일하기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니지 않는가. 직업은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 돼야 한다. 회사에 모든 걸 바쳐버리면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 그리고 일의 주객이 전도된다.

회사를 위해 가족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가족을 위해 회사가 존재하는 것이다.

퇴근시간이 되면 퇴근 해야 하는 것이고, 오래 일한다고 해서 무조건 잘하거나 잘된다 생각하지 않는다. 집중도 있게 본인 할 일을 끝내고, 퇴근 후에는 본인 삶을 살아야 하는데 이 업계 많은 분들이 그걸 다 회사와 일에 쏟는다. 결론적으로 시간이 지나고 보면 절대 행복하지 않다. 그러니 좋은 걸 먹고 좋은 곳을 가고 좋은 경험들을 하며 자신에게 재투자 했으면 한다. 오늘 오신 분들도 이런 부분에 대한 해답을 얻어갔으면 좋겠고, 행복한 디자이너로 살 수 있는 방법들을 터득하고 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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