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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차를 통해 구글벤처스의 스프린트를 적용한 워크샵을 살펴봤다. 스프린트는 목표설정부터 사용자 검증 그리고 결과에 이르기까지 단기간에 결과물 도출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협력’과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환경설정’이다. 지난 회차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스프린트는 ‘사람이 전부’니까. 왜 사람이 중요한지, 그중에서도 퍼실리테이터(진행자)의 역할은 얼마나 중요한지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맡았던 유플리트 멤버들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다.

좋은 답변은 좋은 질문에서 비롯되지 않나. 스프린트 역시 시작점인 ‘목표설정’에 따라 이후 방향성이 정해지는 중요한 단계인 듯하다. 퍼실리테이터 역할에 앞서, 목표 설정의 기준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서비스 제공자가 아닌 서비스 사용자 입장에서 어떤 서비스가 나왔으면 하는지로 접근해달라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부정으로 질문과 답변을 이어나간다. ‘어떻게 하면 이 서비스를 안 쓸 것 같은가’처럼 말이다. 광고를 예로 들어 볼까. 보통 영상 콘텐츠 시작 전 뜨는 광고를 제일 싫어하지 않나. 그래서 스킵 버튼을 누르는 거고. 이런 식으로 싫은 점을 나열하다 다시 긍정으로 바꾸는 거다. ‘광고 자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로 말이다.

그렇게 계속해서 질문에 질문을 이어나가다 보면 목표나 주제가 단단해진다. 이런 식으로 참여자들의 마인드를 환기시키는 게 정말 중요하다. 지난 회차에선 워크숍 1일 차 오리엔테이션 때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으로 환경을 설정한다는 차원에 그쳤지만 사실 이론서에 나와 있는 것보다 중간중간 마인드 환기는 굉장히 중요하다.

그렇듯 실제 진행하면서 기존 이론서나 생각과 달랐던 점은 무엇이었나?

일정이었다. 구글벤처스에서 구성한 5일 중 4일 차에는 프로토타입 제작이 진행된다. 프로토타입이 실제 같아야 사용자 검증 때 믿을 만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데 정해진 시간 내에 수행하기에는 일정이 너무 짧았다. 더군다나, 유플리트는 주로 금융 서비스를 진행하는데 때문에 하나의 테스크를 수행하더라도 중간 과정 작업량이 상당하다. 이체를 위해 금액 확인, 인증, 결과, 보고를 거치게 되니까. 그래서 목요일 일정 일부를 수요일 오후로 당기고 수요일 일정은 화요일로 당기는 등 업무 특성에 맞게 조금씩 일정을 달리했다. 워크샵 사전작업도 중요하다. 참여자들이 현재 수행하고 있는 과업에 대해 의심하지 않게 말이다.

사전작업은 곧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목적을 명확히 하는 과정인 듯하다.

앞서 말한, 마인드 환기 차원에서도 중요한 작업이다. 우리는 아침마다 일과표를 붙이고 참여자에게 오늘 할 일을 공유한다. 전날의 작업을 되짚어주고 오늘은 여기까지의 결과물을 도출할 거라는 식으로 말이다.

왜냐면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스프린트를 처음 겪어보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불안해하더라. 참여는 하고 있는데 이렇게 해서 어떤 결과물이 나오는 건지 명확하지 않으니까. 대부분 프로젝트를 탑다운(Top-Down) 식으로 수행하다 보니 자신이 가야 할 방향과 오늘 해야 할 일들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이 필요한 거다. 이 모든 일을 사전작업에서 탄탄히 구축한다.

계속해서 구성원의 마인드셋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스프린트 자체가 단기간에 효과적인 결과물 도출을 위한 일이지 않나. 작업물이 모두의 일이며 함께 일해서 빨리 결과에 도달하려는 주인의식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 마인드를 끌어내기 위해선 중간중간 계속해서 환기를 해줘야 하는 거다. 이렇게 협력하다 보면 전체적인 콘셉트를 공유하니 디자인이 이렇게 나왔다는 ‘컨펌’ 차원이 아니게 된다. 합의를 통한 결과물 도출이기 때문이다.

지난 회차에서 언급했던 ‘스프린트는 사람이 전부다’라는 말처럼 구성원이 정말 중요해 보인다. 멤버를 구성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면?

구성원의 포지션이 되도록이면 중복되지 않아야 한다. 각자 자신의 분야에 몰입해 생각하다 보니 동일한 분야의 전문가가 둘 이상 참여하면 의견이 돌고 돌더라. 팀 내에 최종의사결정권자가 함께 하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 해당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회사의 클라이언트 혹은 대표가 될 수도 있다. 빠른 시간 내 합리적 결과물 도출이 스프린트의 최대 장점인데 최종의사결정권자가 부재하면 결국은 ‘공유’를 통한 ‘합의’가 아닌 ‘컨펌’의 차원이 되고 마니까.

그럼 구성원 중 퍼실리테이터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자. 이전 회차에서 퍼실리테이터를 손석희에 가깝다고 말씀하신 이유는 무엇인가?

굳이 비교하자면 유재석보다는 손석희에 가깝다. 유재석은 패널들 모두가 이야기하도록 유도한다. 그런데 손석희는 더 나아가 반대된 이야기와 공통된 이야기를 모두 정리한다. 결코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 않으며 누구의 의견이 더 좋다 나쁘다 평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대화를 유도하고 의견을 정리하며 중립을 지켜야 하는 거다.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컨디션 관리가 정말 어려웠다. 시간 그리고 진행 관리 차원에서 말이다. 대화 흐름을 맺고 끊지 못하면 산으로 가기 십상이다. 발언하지 않는 사람을 발견해 참여하게 이끌고 자신의 의견만 피력하는 사람은 중재해야 한다. 그 사람의 의견에 따라 전체 워크샵 의견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않게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각자 자신이 중점적으로 수행해야 할 역할을 염두에 두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퍼실리테이터의 진행이 중요한 이유는 시간 관리와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이머로 발언 시간을 정해놓기도 한다.

퍼실리테이터 진행에 따라 프로젝트 결과가 산으로 갈 수도 있는 만큼 정말 중요한 역할인 듯하다.

대단한 역할이라 강조하려는 건 아니지만 아무나 할 순 없는 일인 듯하다. 때문에 앞서 말한 컨디션 관리가 퍼실리테이터 자신에게도 해당한다. 앞에 나가 모든 사람의 의견을 정리하고 중재하고 끌고 나가야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자신의 체력과 멘탈 관리가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일 차 정도 되면 집 가자마자 죽은 듯이 잠만 자고 일어난다(웃음).

지난 회차에 이어 이번 인터뷰에 이르기까지 스프린트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공유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탑다운 식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땐 변경되는 이슈가 너무 많이 생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일을 신속하게 진행하면서도 목적은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그렇게 코워크샵을 계속 진행하다 구글벤처스의 스프린트 방법론을 찾게 된 거다.

저희 역시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이라 프로젝트 성격에 맞는 방향을 찾아 나가고 있다. 구글벤처스의 스프린트 방법론을 활용하는 게 답은 아니겠지만 지금 프로세스에서의 불합리성은 조금 사라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메시지가 전달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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