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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스터디(Diary Study, User Journaling)

중급 UX 디자이너로 성장하기 제8화-디자인, UX, pxd

다이어리 스터디(Diary Study, User Journaling)는 일정 기간 사용자의 행동과 감정을 모두 기록하게 한후 하나하나 살펴보는 방법으로 pxd에서도 즐겨 사용한다.

최근 닐슨노만(Nielsen Norman)그룹에서는 다이어리 스터디에 대한 기사를 공개했는데, 이 글에서도 언급하듯 다이어리 스터디는 특히 습관, 사용 시나리오, 태도와 동기, 행동과 인식의 변화, 사용자 여정을 살펴볼 때 매우 유용한 조사 방법이다.

Diary Studies: Understanding Long-Term User Behavior and Experiences

이 글을 읽다 보니, pxd에서 모 서비스 사용자를 대상으로 처음으로 다이어리 스터디를 할 때가 생각난다. 아마 2004년쯤이었던 것 같다. 클라이언트 중 한 분이, 자기들도 다이어리 스터디를 해 보았는데,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면서 큰 기대를 하지 말라고 조언을 해 줬다. 우리도 처음 하는 것이어서 확신은 없었지만, 조사하려는 내용이 분명했기 때문에 강행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일반적으로 교과서에서 중요하다고 말하는 건 흔히 신뢰 형성(라포르 Rapport)이었는데, 딱히 이것이 실제로 확보돼야 사용자가 성실 기재한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물론 리쿠르팅 방법이나 대상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겠으나, 사실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언제나 ‘사용자가 정확히 뭘 적어야 할지 모른다’라는 사실이었다.

뭐 사실… 사용자가 정확히 뭘 적어야 하는지 모르기는 조사하는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가능하면 기재할 행동의 범위를 정하고, 미리 파일럿을 해 보고, 내가 스스로 기록을 해보거나, 또 사전에 다른 연구들도 많이 참고하지만, 마지막까지 무엇을 적어야 할지 모를 때도 있었다. 그럴 때는 무엇이라도 적어오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다이어리 스터디에 관한 논문이나 케이스 스터디는 어떻게 데이터를 빠짐없이 채취할 것인가에 관심이 치우쳐져 있는 듯 보인다. 물론 중요한 부분이긴 하나, 이렇게 해서는 남과 다른 인사이트를 얻기가 어렵다. 데이터는 많아지고 어떻게 봐야 할지만 괴로워지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의 방법들은 보통 사람들이 거꾸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퍼소나’의 90%는 잘못 만들어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왜 퍼소나를 만드나’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퍼소나를 만들기 때문에 겉모습만 따라 하는 단순한 사용자 프로파일링이 되기 마련이고, 그래서는 아무런 인사이트나 혁신이 나오지 않는다. ‘퍼소나 만들어 봤더니 별 필요 없더라’라는 말은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그렇게 쓸모 없는 것이었다면, 어떻게 모든 미국 디자인 에이전시의 필수 결과물이 됐겠나.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은 인컨텍스트의 캐런 홀츠블랫이 정확히 하지 말라는 방법으로 한 결과들이다. 어피니티의 핵심은 ‘귀납법’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한 분류 놀이로 즐긴다. 결국 이렇게 연역적으로 전개한 어피니티에서는 아무런 인사이트도 나오지 않는다.

다이어리 스터디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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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자동화해 정량적으로 채취한 데이터와 사용자 자신이 기록한 일지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얻은 것은 조사의 시작에 불과하다. 이제부터 각 사용자를 만나 ‘Contextual Inquiry’의 재연 리뷰 방식으로 사용자에게 꼼꼼히 그 상황을 기억·재연하도록 해야 한다. 다이어리의 기록은 결국 사용자가 기억나게 하는 단초에 불과하니 뭘 어떻게 적었는지는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대개, 조사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리고 적은 것이나 자동으로 남은 로그를 바탕으로 물어보면, 적지 않은 것들이나 잘못 적은 것들도 모두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빠짐없이 적는 것도 그리 중요한 부분은 아니다. 중요한 건 조사하는 사람들이 그 사람의 당시 상황을 생생하고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한 번은 사용자들의 메시징 전략을 조사한 적이 있었다. 언제 문자를 보내고, 언제 전화를 하는지, 그것이 궁금했다. 다이어리를 적은 사용자에게 평소에는 문자를 주로 쓰는데, 이 상황에서 왜 문자를 보내지 않고 전화를 했는지 물었다. 그 사용자는,

“그때는 너무 추웠고, 바깥이라 손이 얼어서 문자를 쓸 수가 없었어요”

라고 대답했다. 그 말 한마디로 우리는 완전히 그 사용자의 상황에 몰입할 수 있었고, 그렇게 진행된 연구 결과 우리는 사용자들이 평소 말로 표현하지 않았던 많은 불편과 인사이트를 얻어낼 수 있었다.

물론 대부분의 다이어리 스터디를 소개하는 글에서, 후속 인터뷰(follow-up interviews)에 대해 언급한다. 그러나 이름이 암시하는바 때문인지, 대부분 조사 후 할 수 있는 활동 정도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위에서 소개한 NN그룹의 글도 마찬가지인데, 대부분 딱 이 정도로 소개하는 것이 정석이다.

 

Post-study interview. After the study, evaluate all the information provided by each participant. Plan a follow-up interview to discuss logs in detail. Ask probing questions to uncover specific details needed to complete the story and clarify as needed. Ask for feedback from the participant about their experience participating in the study, so you can adjust your processes for the next time.

 

조사한 다이어리 데이터를 보완하거나, 다이어리 스터디의 방법을 개선하기 위한 도구로 사후 인터뷰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에서는 다이어리 스터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 인터뷰이고, 다이어리 자체는 이 인터뷰를 위한 사전 활동에 불과했던 것 같다. 만약 다이어리 스터디에서 별다른 인사이트를 얻지 못했다면, 그건 다이어리만 스터디 했기 때문일 확률이 높다.

다이어리를 기초로 인터뷰를 해 그 사용자의 ‘일주일’에 함께 푸-욱 빠져 같이 생활한 느낌이 든다면, 이제 별처럼 흩어진 수많은 인사이트를 주워 담는 일만 남았다.

 

출처: http://story.pxd.co.kr/1175?category=158764 [pxd UX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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