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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가 정말로 공감할 때 중급이 된다

 

UX라고 할 때, 우리는 사용자가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디자인한다.

‘경험’을 디자인한다는 말은 그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갖게 될 ‘감정, 태도, 행동’을 디자인한다는 것이다.

목표로 하는 사용자의 작업을 잘 이해하고, 그 순간순간 필요한 것들을 제시하거나 필요 없는 것들을 보여주지 않는 것을 통해 사용자는 불안을 해소하고, 내가 이것을 장악하고 있다는 통제감을 느끼게 된다. ‘잘 설계된 UX’라면 이에 따라 내가 다루고 있는 것에 대한 태도나 행동이 변하기도 한다. 뉴스 앱이라면 뉴스에 대한 태도가 바뀌거나 뉴스를 보는 행동이 바뀔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것이 가장 기본적인 경험의 설계라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이러한 정교한 과정을 넘어 실제 사용하는 사용자의 감성을 곧바로 치고 들어오는 UX 설계들이 있다.

이제부터는 모두 사람과 유사한 감정을 말하는 것이라, 감정의 종류를 어떤 특정 범주에 넣기는 조금 애매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굳이 이렇게 분류해야 글이 좀 정리가 되는 것 같아서 굳이 분류를 한다면 아래와 같다.

솔직 혹은 실망

사람들 사이에도 이런 말은 쉽지 않은데, 컴퓨터에 이런 느낌을 받기는 더 쉽지 않다. 컴퓨터가 나에게 무언가 열심히 해 주려다가 아, 이건 아닌가 하는 ‘솔직함’ 그리고 혹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은 데 대해 ‘실망’이나 나에 대한 약간의 원망도 포함하고 있다.

이 알림이 효과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제 알림이 전송되지 않습니다. – Duolingo

중급 UX 디자이너로 성장하기 제6화-디자인, UX, pxd

이 글의 영문 메시지는 ‘These reminders don’t seem to be working. We’ll stop sending them for now.’인데 우리 말의 어감보다 조금 더 건조하다. 원래는 ‘Learning a language requires a little practice every day. Practice your Spanish on Duolingo’와 같은 ‘격려’의 메시지를 계속 보내주다가 그러한 격려 메시지에도 잘 반응을 하지 않으면 보여주는 메시지이다. ‘아, 아무리 격려를 해도 넌 공부를 안 하네. 이런 건 효과가 없구나. 내가 뭘 잘 못 하고 있나? 아님, 네가 너무 공부를 안 하는 건가?’ 이런 복잡한 마음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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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클라우드랑 저널 앱 사이에 끼인 Crossy Road의 메시지를 보세요. 꽤 친구가 보낸 거 같아요.”

Crossy Road에서는 ‘Don’t forget to collect your free gift!’라고 흥분해서 메시지를 보냈다가, 아무리 기다려도 선물을 받지 않으니까 ‘You don’t want your free gift?:-(’ 하면서 입을 삐죽이고 있다.

마찬가지로 자기 나름대로 무언가 노력을 했는데, ‘뭔가 내가 잘 못 한 건가?’ 하는 솔직함도 있고, 혹은 ‘내가 해 준 것이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니 너무 내 성의를 무시하는 거 아니야?’ 하는 불만이나 실망도 섞여 있다.

격려 + 안타까움 + 괜찮아

많은 건강 관리 앱들이 ‘격려’를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앱 설계자들이 공감 없이 채찍만 휘두르며 격려를 외칠 때, 공감력 높은 기획자들은 인간이 그러한 노력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한 깊은 공감을 발휘한다. 그러면 자연히 안타까움 비스무리한 감정이 섞여 나오게 돼 있다.

C25K라는 달리기 코칭 앱을 한동안 열심히 사용하다가 1주일 정도 사용하지 않으면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받는다고 한다. ‘We miss you! If it gets difficult, it’s completely common and normal to repeat a day. No Matter how slow you go, you’re still lapping ev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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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C25K’라고 하루에 5km를 달리도록 코칭 앱에서 받은 노티에요. 한동안 열심히 하다가 일주일 정도 안 하니까 온 메시지인데, 뜨끔하면서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어떻게 이렇게 요즘 제 상태와 마음을 잘 아는지, 좀 Creepy 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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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아시아_비밀번호 찾기

“’이런 문제는 누구나 겪는 일이죠.’ 따뜻한 말 한마디에 비밀번호를 찾아볼 의지가 생긴다.”

때로는 공감 자체만으로도 격려가 된다. 비밀번호를 잃어버렸다는 건 사실 좀 짜증 나는 상황인데, 위의 영어 표현인 ‘It’s completely common and normal to~’나 ‘누구나 겪는 일이죠’ 같은 표현이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해 준다.’ 그래, 나만 그런 건 아니구나. 다른 사람도 그러는구나. 그리고 누군가 (혹은 어느 컴퓨터인가)가 나를 이해해 주는구나.’

아래는 ‘안타까움’이 좀 더 극대화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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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기계를 통한 메시지에서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바로 11번가의 결제수단인 SK의 시럽페이 서비스입니다. 시럽페이는 회원 가입을 하던 도중 취소를 하게 되면 확인과 취소 버튼 위로 ‘얼마 안 남았는데, 금방 끝나는데….’라는 귀여운 메시지가 같이 배치됩니다. 그 짧은 순간 모니터 화면에 성별과 나이를 대입해 그 메시지를 사람의 목소리로 느끼고 웃게 됐습니다. 핀테크에 대한 낮은 신뢰가 결국 취소라는 액션으로 이어지긴 했지만, 서비스와 사용자의 접점에서 디테일한 부분이 주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서비스 설계자 입장에서도 매우 안타까운 순간임이 틀림없다. 어떻게든 막고 싶은 마음이 잘 드러났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마음이 솔직하게 드러났다고 해야 할까? 물론 사용자 입장에서도 완전히 공감 못 할 상황이라면 좀 짜증 나겠지만, 쓰는 사람도 이미 거의 다 한 걸 그만둔다고 하면 지금까지 쓴 시간이 아깝지 않은가? 그러니 서로의 마음도 통하면서 귀엽게도 느껴지는 것 같다.

미안 + 귀여움

공감에서 사실 제일 중요한 건 사용자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다. 그것이 우리 설계자로서는 어떻게 피할 방법이 없을 때라도, 곤란한 상황, 불편한 상황에 처한 사용자에게 ‘이건 어쩔 수 없으니까 해라’라든지, 아니면 ‘나는 모르겠다’라는 식으로 메시지를 쓰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이 일을 해 줘야 하는 사용자에게 공감하는 설계자라면 아주 간단하게 ‘미안하다’ 혹은 ‘유감이다’라는 표현 하나만으로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다.

아래 ‘Mendeley’라는 프로그램은 플러그인 설치를 위해 워드를 다시 껐다 켜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메시지 끝에 아주 짧게 ‘Sorry’라는 말을 붙였다. 대단히 미안하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간단하게 ‘Sorry’면 충분하다.

“This is required to complete the installation (so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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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 딴청?

때로는 약간의 딴청이 사람을 피식 웃게 만들 때도 있다. 아래 비메오(Vimeo)의 메시지에서 ‘승인 거부’라는 말은 뭔가 잘못 작성한 메시지의 사례 같다. 조금 더 부드럽게 “죄송합니다, 동영상이 없습니다.(Sorry, there is no video here)”라고 쓴 메시지를 더 전면에 내세웠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그러나 거기에 친절한 이유를 덧붙였는데, 사람들을 피식 웃게 만든 건 컴퓨터 주제에 뭔가 세상을 다 이해한 것 같은 철학자 같은 말을 덧붙였기 때문이다. 귀여워 보일 수 있다.

인터넷이란 미스테리한 곳이죠. Such are the mysteries of the Internet.

조금 잘못 쓰면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기분 나쁜 말이 될 수도 있는데, 제법 사용자의 감정 범위 안에서 조절하고 있다.

‘귀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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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 재치

역시 확실히 나의 잘못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상황, 예를 들어 갑자기 사용자가 너무 많이 몰렸다든지 하는 경우에는 대개 기계적인 에러 메시지가 나오게 되는데, 이 상황에서 “잘못했어요, 완전히 우리 책임이에요” 보다는 “우리도 이렇게까지 잘 될 줄은 몰랐어요” 하는 재치 섞인 사과 메시지 (혹은 에러 메시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경우는 꽤 많은 사례를 접할 수 있다.

The 4 H’s of Writing Error Messages 에서 에러 메시지의 기본을 정의했는데,

– 인간의 언어로

–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내용을

– 재치있는 톤으로

– 겸손한 위치에서 얘기하도록

에러 메시지의 톤을 바꾸라고 조언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도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어요. We didn’t anticipate this taking so long”은 솔직한 사과를 재미있는 유머와 함께 표현해 사용자들이 개발 회사의 심정에 공감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예를 들면 초보 운전자들이 “나도 내가 제일 무서워요”라고 하는 셀프 디스와 같은 느낌이지만 좀 더 공감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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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참고. 아래의 그림들은 모두 Page Not Found: 24 Creative 404 Error Pages 에서 가져온 것이다. 더 자세한 설명과 더 많은 리스트는 원문에서 확인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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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서비스

아예 이러한 ‘공감’을 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점으로 내세울 수도 있다.

아래는 ‘호우호우’라는 날씨 앱인데, 귀여운 캐릭터, 특색 있는 일러스트, 그리고 그에 맞는 카피 등으로 일관된 느낌을 주며 공감을 일으키는 사례다. 사은품으로 캐릭터를 꼭 닮은 마카롱을 준 적이 있었는데, 그 아이디어도 매우 호우호우만의 느낌이 있었다. (마카롱을 받아먹었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절대 아니다… 라고 믿고 싶다ㅎㅎ.)

아래 날씨 메시지와 사과 메시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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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최근에 가장 공감을 많이 느끼는 앱이에요!
호우호우라는 앱인데요. 매일 자기전이나 날씨가 급 변할 때(갑자기 비가 올 때, 너무 더울 때) 날씨를 알려주는 날씨공감 앱이에요. ‘착한 친구가 메시지로 매일 날씨 알려주는 느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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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이런 UX들은 사용자에 대한 깊은 공감에서부터 출발한다. 논리적인 파악과 분석도 중요하고 감정적인 공감 또한 중요하다. 단순하게 종류별로 파악된 메시지를 채우기에 급급하기보단, ‘사용자가 어떤 상황에서 이런 메시지를 볼까, 그때 어떤 감정일까’를 생각하고, 그들이 어떤 감정을 갖도록 설계와 디자인 할까’를 공감한다면 당신은 진정한 중급 UX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민정, 김민지, 김서연, 김서준, 김영재, 문한별, 양아름, 윤지영, 이지은, 임하진 님이 도와주셨습니다

출처: http://story.pxd.co.kr/1118?category=158764 [pxd UX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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