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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대화하다
공산품 직거래 플랫폼 ‘단골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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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공장 돌잔치에서 팩토리얼

 

다음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보자. 우리는 지금 마트 안에 있다. 치약 판매대 앞, 새로운 치약을 써볼까 싶어 여러 개 제품을 살피는 중이다. 제품 뒷면의 성분표시를 훑어 내리며 언젠가 들었던 지식을 총동원해 어떤 성분이 어떤 역할을 했던가를 열심히 떠올려 보는데, 기억은 아득하다. 결국 낯익은 브랜드의 제품을 집어 들어 마트를 나선다. 비교하던 두 제품이 모두 같은 제조사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은 까마득히 모른 채다.

만일, 만든 데서 바로 샀다면 어땠을까. 브랜드의 안목에 기대서가 아니라, ‘실제로’ 그것을 만든 곳에서 그들의 설명을 듣고 제품을 살 수 있었다면. 우리는 훨씬 덜 헤매고도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제품에 대한 불편이나 칭찬 역시, 브랜드를 통하는 것보다 빠르게 전달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공산품 직거래 플랫폼 ‘단골공장’이 역할 삼은 것은 그래서 두 가지다. 하나는 좋은 공장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것. 다른 하나는 공장과 소비자가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하는 것.

공장과 소비자를 오가며 이야기를 찾고 듣고 전하기를 부단히 해온 단골공장은 지난 5월, 1주년을 맞았다. 지난 1년간, 단골공장 대화의 기록을 단골공장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팩토리얼을 만나 들었다.


Q. 우선, 단골공장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홍한종 팩토리얼 대표(이하 홍) 공산품을 제조하는 공장과 일반 소비자를 연결하는 웹 플랫폼 ‘단골공장’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네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플랫폼은 오픈한 지 일 년쯤 됐다. 스물두 곳의 생활용품 공장과 소비자 3,200여 명을 연결하고 있다.

Q. ‘제조 공장’에 주목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창업 멤버 모두가 무역 상사 출신이었다. 퇴사 후 해외에 공산품을 수출하는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었다. 생활용품 제조 공장을 조사하다 보니 의아한 점이 눈에 띄었다. 같은 제조 공장에서 나온 제품이 브랜드 여럿에 유통되면서 천차만별의 가격대로 팔렸다. 제조 공장에서 어떻게 제품이 만들어지는지 말해주는 곳은 없었다. 제조 공장을 소비자에게 직접 보여주고 바로 살 수 있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단골공장’이 시작됐다.

Q. 좋은 공장을 찾는 데 발품이 많이 들 것 같다. ‘제조 공장 정보가 거의 없다’는 데서 시작한 서비스니까.

 ‘좋은 제품’을 ‘실제로’ 만드는 좋은 제조 공장을 찾기 위해 여섯 단계의 프로세스를 거친다. 제품을 선정하고,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제품을 찾고, 시장 조사 후 실제로 만드는 곳, 잘 만드는 곳을 찾아 연락 후 직접 찾아간다.

시장조사 과정은 ‘경향성’을 찾는 과정에 가깝다. 제품마다 유통 방식에 어떤 ‘경향성’이 있다. 어떤 제품은 대부분 제조 공장이 유통까지 담당하고, 어떤 제품은 적은 수의 제조 공장이 많은 브랜드에 납품한다.

윤지선 팩토리얼 이사(이하 윤) 이런 경향성에 따라 좋은 공장을 찾는 기준이 구체적으로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대부분이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라면, 혹 들어오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없는지, 다른 기술을 활용하는 국내 제조 공장은 없는지 살핀다.

Q. 실은, 이제까지 브랜드에서 기획 및 개발을 마무리하면, 공장은 제조만 담당할 것으로 생각했다.

윤 경우는 다양하다. 브랜드가 기획 및 개발을 완료하고 일종의 ‘레시피’를 공장에 주어 생산만 맡기는 경우도 있고, 공장이 직접 기획 및 개발하는 제품도 있다. 공장에서 기획, 개발, 제작을 다 했지만 ‘브랜드’ 이름으로 유통되는 제품도 왕왕 있다. 공장은 자체 유통 창구가 없으니까, 유통 창구가 있는 브랜드를 ‘딱지’처럼 붙여 제품을 파는 것이다.

단골공장이 취급하는 제품은 이런 제품이다. 공장이 기획하고 제작한 제품을 단골공장은 브랜드가 아니라 ‘공장 이름’을 붙여서 판매한다.

홍 좋은 아이디어와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시설 및 능력이 있는데, 현실적인 여건이 부족해 아직 제품은 없는 공장과도 협업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기획을 함께 하기도 한다.

브랜드가 감당하려 하지 않는 비교적 높은 가격으로 제작 및 유통에 어려움을 겪던 태원산업의 섬유탈취제. B2B로만 유통되던 두색하늘 우산. 공장의 이름으로 자체 유통해, 유통 경로가 좁았던 명도산업의 식도. 단골공장이 찾아낸 좋은 제품의 목록이다. 좋은 아이디어 및 제품이지만 ‘브랜드’를 통하지 않아 소비자와 잘 만나지 못했던 제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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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는 크게 기획단공(펀딩, 위)과 바로단공(커머스, 아래)으로 구성돼 있다. 제품 대부분은 기획단공 진행 후 바로단공으로 넘어간다.

Q. 소비자에게도 그렇지만, 공장에 특히 단골공장의 유통 방식이 생소할 것 같다. 공장과의 협업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홍 ‘수량’ 문제가 가장 크다. 제조 공장 편에서는, 한 번 기계를 돌릴 때 많은 수량을 생산해야 부담이 적다. 펀딩이 목표로 하는 수량은 대부분 공장 편에서의 최소 생산 수량보다 적다. 적당한 수준에서 펀딩 목표를 잡기 위해 설득의 과정이 필요하다. 수량을 줄이는 데 양해를 해주시면, 구체적인 수량을 다시 고민해야 한다.

윤 조금 낯설어하신다. 다른 데서는 ‘물건 괜찮네요’, ‘가격 얼마예요?’ 정도를 묻고 물건을 ‘떼가서’ 알아서 파는데, 우리는 ‘제조 시설을 볼 수는 없나요?’, ‘우여곡절은 없었나요?’ 같은 걸 ‘꼬치꼬치’ 물어보니까. 펀딩 제도도 낯설어 하셔서 ‘그래서 얼마나 떼갈 거냐’고 질문 하시기도 한다.

홍 초기에는 단골공장의 취지와 시스템을 설명하는 것이 어려웠다. 보기에 따라서는, 단골공장이 여타의 유통사와 비슷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도 최근에는 입점한 제조 공장이 늘어나고 찾아주시는 소비자분들도 많아서, 플랫폼을 직접 보여드리면 돼 설명이 수월하다.

윤 공장과 바로 소통하기 때문에 좋은 점도 있다. ‘이렇게 바꿀 수는 없나요?’라고 제안 드릴 때가 있는데, 제조사는 대부분 솔직하게 말씀해주신다. ‘그건 이런 문제 때문에 안 되고 이렇게는 시도해 볼 수 있어요’하는 식이다. 맺고 끊는 것이 명확하다. 욕심을 내서 ‘다 돼요’라고 하는 곳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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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단공에서 판매되고 있는 진아산업 마스크 제품 상세. 기획단공 진행 시 ‘착용이 불편하다’는 의견이 발생하자, 이를 개선해 바로단공을 진행했다

Q. 단골공장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제품 상세 페이지다. 제조사 정보를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윤 텀블벅에서 첫 번째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그때 목적은 우리의 콘셉트와 문제의식에 사람들이 공감을 해주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공장을 보고 사세요’가 우리 주제인데, 공장에 대해 ‘전달’이 안 되면, 다른 브랜드가 하는 것과 다를 게 없었다. ‘우리 안목을 믿으세요’ 밖에 안 되는 것이었다. 잘 전달하려다 보니, 자연히 소비자에게 잘 와 닿고, 머리에 그려 볼 수 있는 ‘이야기’ 형태로 콘텐츠를 만들게 됐다.

홍 ‘좋은 콘텐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다. 사실, ‘공장’이라는 공간은 무척 투박하다. 투박한 그대로 전하면 소비자분들이 이해하기에 어려울 수도 있으니까 ‘어떤 부분을 어떻게 부각하면 공장이 좀 더 잘 전달될까’, ‘이렇게 시도해 보면 어떨까’를 항상 고민한다.

윤 이미지 위주로 제품 얘기만 담으면 되는 게 아니다 보니, 콘텐츠가 자꾸 길어지는 것도 고민거리 중 하나다. 제품 개발, 제품 특징, 공장 문화 등 콘텐츠에 들어갈 수 있는 이야기가 워낙 다양한 데다, 다소 낯선 제조 공장 이야기를 풀어서 쓰려다 보니 더 길어진다. 콘텐츠가 길면 되레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 특히 전자제품을 다룰 때는, 제품의 강점이 ‘원리’에 있기 때문에 더욱 낯설고 어려운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데, 길지 않으면서 쉽게 전해야 하니 고민이 많아진다.

단골공장의 제품 상세에는 ‘이야기’가 담긴다. 단골공장에 입점한 포미타올 주방 수세미의 제품 상세는 샤워타올에서 주방 수세미의 가능성을 발견하기까지의 ‘서사’를 담고 있다. 명도산업 식도의 제품 상세는 장인과의 첫 만남에 대한 ‘묘사’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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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단공에 입점한 명도산업 식도 제품 상세

Q. 만화나 영상 등 다양한 그릇에 이야기를 담기도 한다.

홍 제조공장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만큼 제품을 제대로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다. 제품 설명에는 영상이 가장 좋다. ‘우산 품질’에 관해 ‘우산에 물을 뿌리는 영상’만큼 빠르고 확실한 설명도 없다. 보통은 판매 자극을 위해 영상을 사용하는데 우리는 ‘설명’을 위해 사용한다.

윤 만화는 혜림이와 은교라는 친구들이 그렸다. 올해 막 스무 살이 된 친구들인데, 그 친구들이 먼저 단골공장을 주제로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고 우리에게 제안을 해왔다.

단골공장이 자체로 만드는 콘텐츠는 쉽게, 이야기로 푼다고 해도, 목표는 어디까지나 ‘정보 전달’이다. 그게 우리 역할이니까. 다만, 그렇지 않은 방법으로도 전달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진행하게 됐다.

홍 제조 공장이나 제품 정보가 어떻다는 이야기보다는, 그 친구들이 바라본 단골공장과 제조사의 이야기를 담는다. 그 친구들은 단골공장을 ‘잡화점’으로 해석하더라.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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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설명을 위해 영상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미지는 두색하늘 슬립우산의 특성 설명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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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림이와 은교’가 그리는 만화를 채널에 연재하고 있다. 외부 콘텐츠인 만큼, ‘설명’에 중점을 둔 단골공장 콘텐츠와 달리 ‘감상’을 담고 있다

Q. 치열한 고민만큼, 기획과정도 열띨 것 같다. 콘텐츠를 어떻게 기획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윤 처음엔 혼자 했었다. 열 개 안팎의 콘텐츠를 혼자 기획하고 썼다. 그런데 제조사를 먼저 만난 사람과 콘텐츠 만드는 사람이 다르다 보니 같은 과정을 두 번씩 반복하게 되더라. 제품 및 제조사에 대한 공부도 두 사람이 각기 진행해야 했다.

최근에는 바뀌었다. 만나는 사람이 제조사 이야기를 담아 초안을 잡아 오고, 콘텐츠 만드는 사람이 소비자 이야기를 담는다. 최근 몇 회 그렇게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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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림이와 은교’가 그리는 만화를 채널에 연재하고 있다. 외부 콘텐츠인 만큼, ‘설명’에 중점을 둔 단골공장 콘텐츠와 달리 ‘감상’을 담고 있다

Q. 단골공장을 찾는 소비자와의 소통에도 주의 기울인다는 인상이다. 1주년을 맞아 단골공장의 단골손님과 함께 ‘돌잔치’를 하기도 했다.

윤 단골손님의 생각을 항상 듣고 싶다. 단골공장은 구조도 다소 어렵고 항목이 다양한 것도 아니고, 작은 웹사이트다. 가입하고 물건을 사기에 쉬운 곳은 아니니까, 구매하고 후기 남겨주시는 분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돌잔치도, ‘모셔서 얘기를 들어보자’는 것이 시작이었다. 그런데 자칫 딱딱한 소비자 조사처럼 될 것 같아서 방향을 바꿨다. 다 같이 모여서 ‘여러분 덕에 1년 무사히 이어왔다’고 감사 전하고, 1주년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막상 당일이 되니, 오신 분들이 이런저런 말씀을 많이 해주시더라. 제조 공장의 다른 에피소드도 궁금해하시고. 자연스레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됐다.

홍 ‘한 분이 와도 열심히 하자’고 시작했는데, 돌잔치에 열 분 정도 오셨다. 초기 텀블벅에서 펀딩을 진행했던 제품이 계기가 돼 찾아오신 분도 만났다. 신기하더라. 단골공장이라는 이름에 ‘공장’도 있지만 ‘단골’도 있다. 단골공장의 ‘단골’과 소통하는 방식에 관해 많은 고민을 한다.

윤 (소비자의 의견을 듣고 싶은 이유로는)단골손님이 궁금하다는 것이 한 축이고, 그런 피드백을 들어야 ‘에너지’가 생긴다는 것이 다른 축이다. 판매량이 많아져도 일방적으로 메시지 전달한다는 기분이 들 때면 힘이 안 난다. 마케팅은 특히 그렇다. ‘취지에 공감해요’, ‘여기서 산 물건 좋아요’, ‘주변에 알리고 있어요’ 같은 긍정적인 피드백이 들어오면, 우리처럼 작은 팀에게는 되게 큰 힘이 된다.

홍 운영하는 SNS 채널마다 계속 응원해주는 분이 몇 분씩 있다. 투자한 회사에서도 가족 아니냐고 물어볼 정도로 항상 글을 남겨주신다. 진짜 ‘단골손님’처럼 응원해주시는 것이다.

단골공장은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포스트 네 곳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단골공장은 댓글에 일일이 대댓글을 다는 등 ‘단골손님’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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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공장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된 1주년 기념 돌잔치 사진

Q. 피드백에 귀 기울이시고 계시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다면?

윤 처음에 컴플레인인 줄 알았던 피드백이 있었다. 다른 곳에서 이미 유통되고 있던 제품도, 제조사가 기획 및 개발한 제품이면 단골공장에서 취급하고 있다. 이런 제품에 “다른 곳에서도 파는 제품인데 왜 펀딩을 진행하나요?”라는 문의가 달린 적이 있다. 펀딩이 아무래도 불편하고 대부분은 브랜드가 자체, 유일 상품을 판매한다고 생각하니까 거기서 실망하셨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독점 판매가 목적이 아니다”, “많은 물량을 한 번에 몰아 출하함으로써 제조사의 부담을 낮추고자 펀딩을 진행하게 됐다”라고 설명해 드렸더니, 손님이 “그렇구나. 기다리겠다”하고 이해하시더라.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신 거였다. 긍정적인 신호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분들도 우리와 소통하고 싶었던 거구나’ 싶었다.

사실, ‘묻는’ 행위 자체가 굉장히 귀찮은 일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그냥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면 그만이니까. 질문을 했다는 건 단골공장에 관심이 있다는, 그리고 ‘그렇게 한 이유가 있을 거야. 그걸 내게 말해주겠지’라는 ‘신뢰’도 생겼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Q. 그처럼 소비자와 활발히 소통해본 결과, 소비자가 단골공장을 찾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윤 사실, 우리 콘텐츠는 읽는 입장에서도 에너지를 들여야 한다. 그냥 ‘제품이 좋다’고 말해주면 편한데 이런저런 부분을 다 설명하려 하니까. 게다가 설명하는 정보도 낯설고 어렵다. 콘텐츠 형식도 이랬다가 저랬다가 변화가 많다. 그런데도 소비자들이 단골공장을 굳이 이용하는 데는, 단골공장처럼 제품과 공장의 정보를 세세히 조사하고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곳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소비자가 제품을 고를 때 들이는 노력을 단골공장이 일부나마 나누고 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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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공장 플랫폼 오픈 기념 영상(위)과 그 아래 달린 단골손님의 댓글(아래)

Q. 지난 1년간 단골공장을 운영하면서 가장 크게 바뀐 것이 있다면?

윤 단골공장의 구성 및 콘텐츠의 소재가 어렵다 보니, 새로운 시도를 할 때 항상 고민이 많다. 서비스 초창기에는 아예 ‘답을 먼저 정하고 서비스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콘텐츠는 물론이고 제품도 범위가 명확해야 소비자분들도 덜 헷갈리고 우리의 정체성도 확실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하다 보니 그렇게 안 될뿐더러, 변화에 대해 소비자분들이 잘 받아들여 주시더라.

예컨대, ‘온수 매트’의 경우, 제조 공장에서 먼저 연락 주시기 전까지는, 진행할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품목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소비자분들이 무난히 받아들여 주셨다.

단독 플랫폼 단골공장을 1년 넘게 운영하는 동안 많은 소비자분들이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단골공장을 봐주셨다. 감사한 마음이 있다. 여러 시도를 해볼 자신도 얻고 있다.

홍 초창기에는 지속 가능 할지부터 의문이었다. 초기에 제조 공장 50곳 정도와 일하면 웬만한 생활용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겠다는 기준을 뒀다. 현재 스물두 곳의 공장과 협업하고 있으니, 목표를 절반 쯤은 이룬 셈이다.

Q. 혹 다른 수익모델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이 있나?

홍 ‘구독 모델’이 매출에 있어 중요한 지점이긴 하다. 아직 할 단계는 아니지만, 조금씩 시도를 해보고 있다. ‘랜덤 박스’, ‘설 선물 박스’ 같은 기획으로 작게 실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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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년 기념으로 진행한 랜덤 박스 이벤트

Q. 고민도 많고, 그래서 변화도 많았던 1년간의 이야기를 전해주어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단골공장이 앞으로 어떤 플랫폼이 됐으면 하는지 말해달라.

윤 생산자와 소비자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단골공장의 미션이다. 선순환하는 구조란, 잘 만들면 잘 팔리고, 소비자가 좋은 제품을 사면 다시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투자되는 구조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중간에서 그 같은 구조를 만들려면, 공장의 이야기를 소비자에게, 소비자의 이야기를 공장에 잘 전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답을 정하고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끊임없이, ‘같이’ 만들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단골공장이 아무리 잘 만드는 제조 공장, 좋은 제품을 찾으려 열심히 노력한다 해도, 완벽할 수는 없을 테니까.

지금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들기만 하는 사람’과 ‘사기만 하는 사람’, ‘객체’처럼 다뤄진다. 하지만 생산자와 소비자는 제품 유통의 ‘주체’다. 생산자와 소비자, 플랫폼(단골공장)이 유통의 세 개 주체로서 선순환하는 유통 구조를 같이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홍 최근 한 소비자분이 ‘단골공장’은 ‘브랜드값 없이 양품을 소개해주는 곳’이라고 이야기 해주시더라. 소비자의 소비 성향이 ‘합리적 소비’로 변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양품을 살 수 있는 곳’을 찾는 더 많은 소비자가 찾아올 수 있는 단골공장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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