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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를 기획하는 이들이라면
지금, 팟캐스트

AI 스피커의 급부상에 따라 음성인식 시장이 발달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다. 음성 콘텐츠 플랫폼 ‘팟캐스트(iPod+Broadcast)’가 최근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애청자 입장에서 팟캐스트가 AI 스피커로 인해 주목받고 있다고 말하기엔 이미 그 안에는 양질의 콘텐츠가 가득했다. 콘텐츠 가뭄 현상에 시달릴 때마다 출구 역할을 해주기도 할 만큼 다양한 기획으로 가득하고 그만큼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자랑하기도 하니까. 이번 특집은 콘텐츠 측면에서 팟캐스트 플랫폼을 담아봤다.

  1. 콘텐츠를 기획하는 이들이라면 지금, 팟캐스트
  2. 당신의 취향을 만나는 팟캐스트 채널
  3. 팟캐스트를 대하는 전통 미디어들의 자세
  4. 내 옆자리 디자이너들의 이야기, 디자인 전문 팟캐스트 ‘디자인테이블’

내 옆자리 디자이너들의 이야기,
디자인 전문 팟캐스트 ‘디자인테이블’

개발, 디자인, 마케팅 업계의 이야기를 다루다 보면 꼭 듣는 말이 있다. ‘모여서 이야기할 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때로는, 두터운 서적에 나올 법한 이야기보다는 커피 한잔 들고 푸념하듯 이야기를 나누면 위로를 얻거나 도움이 될 때가 있으니까. 디자이너를 위한 커뮤니티 ‘디자인 스펙트럼’은 우리 주변 디자이너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바로, 팟캐스트 채널 ‘디자인테이블’을 통해 말이다. 팟캐스트 기획부터 디자인 커뮤니티에 대한 이야기까지 김지홍 디자이너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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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인더스트리에서 일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을 위한 커뮤니티”

Q. 디자인테이블 소개 이전, 디자인 스펙트럼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디자인 스펙트럼은 테크 인더스트리에서 일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을 위한 커뮤니티입니다. 디자이너들이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기회를 만들고 디자인 생태계 전반을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어요. 현재 디자인 스펙트럼은 페이스북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매일 매주 새로운 콘텐츠를 올리고 매달 온라인 팟캐스트와 오프라인 세미나를 진행하며, 매년 대형 컨퍼런스 등을 개최하며 많은 디자이너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Q. 디자인 스펙트럼의 멤버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요?

디자인스펙트럼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하는 ‘스펙트럼 팀’과, 온라인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디자인테이블’ 팀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스펙트럼 팀은 김나연(구글), 이다윗(데이라이트), 이준원(네이버), 오남경(리디), 이현규(원티드) 디자이너가 함께 해주고 계시며, 디자인테이블 팀은 이정영(라인), 차은경(K뱅크) 디자이너가 함께 해주고 계십니다. 저는 모든 팀에 함께 참여하고 있어요.

“디자이너들은 각자의 회사에서 각자의 일에 몰두할 뿐, 주변의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드물었습니다”

Q. 엄청난 구성원이네요. 디자이너끼리의 소통을 위한 커뮤니티를 위해 이렇게 모이신 계기도 궁금해요.

삼성전자 재직 시절, 저는 디자인 툴 ‘스케치(Sketch)’의 국내 커뮤니티인 ‘스케치 앱 코리아(Sketch App Korea)’를 운영했었어요. 2년간 해당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디자이너 간 지식 공유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커뮤니티를 개설하자 많은 분들께서 본인들이 알고 있는 이 새로운 툴에 대한 지식을, 팁을, 공유할만한 사례들을 올려주셨죠.

그러나 그와 동시에 아쉬운 점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이 디자인 툴에 관한 지식만을 이야기할 뿐 현재 각자가 일하고 있는 필드에서의 디자인, 디자인 문화, 디자이너의 삶, 업무 프로세스 등은 이야기하지 않더라고요. 디자이너들은 각자의 회사에서 각자의 일에 몰두할 뿐, 주변의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드물었습니다. 그런 자리가 많지 않은 게 당시의 현실이었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가치를 믿고, 디자인하기 좋은 문화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적어도 디자이너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만드는 것이 그 첫 시작이라고 믿었습니다”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러 각도에서의 자극과 탐구가 필요해요. 그것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상관없이 디자이너들이 이러한 필요를 느낄 때 자유롭게 찾아와서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내 주변에 있는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일을 하는지 알아보는 사소한 것부터 출발합니다. 그리고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다른 디자이너들과 나누는 과정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합니다. 현실적인 해결책을 도출하지 못하더라도 이를 통해 디자이너들은 문제를 파악하고 정서적인 위안과 함께 그다음을 꿈꿀 수 있는 거죠.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가치를 믿고, 디자인하기 좋은 문화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적어도 디자이너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만드는 것이 그 첫 시작이라고 믿었습니다. 이것이 저와 멤버들이 디자인 스펙트럼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Q. 디자인 스펙트럼이 굉장히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시도하는 것도 디자이너에게 언제든 그 기회와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겠네요. 그럼 콘텐츠 중 ‘디자인테이블’ 소개를 부탁드려요.

디자인테이블은 디자인 스펙트럼에서 운영하고 있는 디자인 팟캐스트예요. 아이튠즈와 팟빵, 팟티 등을 통해서 들어보실 수 있어요. ‘테이블에 모여 앉아 나누는 디자인 이야기, 디자인테이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멘트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20여 개의 에피소드를 통해서 테크 인더스트리에 있는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전달 드렸습니다. 카카오, 네이버, 토스, 비트윈, 우아한형제들, 텀블벅 등등 우리 주변에 있는 회사들의 이야기부터 주니어 디자이너의 이야기, 디자인학과 대학생의 이야기 등 그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이야기들도 다루기 위해 노력했어요.

“팟캐스트는 오직 ‘듣는 것’만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청취자 입장에서 녹음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했죠”

Q. 다양한 콘텐츠 중 팟캐스트로 디자이너 이야기를 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디자인테이블 팀은 팟캐스트가 가지고 있는 편리함에 주목했어요. 글은 읽는 데 큰 집중을 요하고 영상은 시각정보와 청각정보를 함께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재생에 있어 제약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팟캐스트는 글, 영상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재생할 수 있는 상황이 자유롭고 덜 부담스럽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오프라인 컨퍼런스 등과 비교하면 팟캐스트는 물리적, 시간적 제약이 없죠.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보다 많은 분들에게 편리하게 전달드리고 싶었기에 팟캐스트는 상당히 매력적인 매체였습니다.

Q. 팟캐스트를 제작하며 글과 영상 콘텐츠와 다른 점이 많았을 것 같아요.

가장 큰 차이는 시각적인 정보가 없는 상태로 콘텐츠를 받아들이게 된다는 점이었어요. 팟캐스트는 오직 ‘듣는 것’만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청취자 입장에서 녹음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했죠. 예를 들어, 콘텐츠에서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경우, 영상을 보고 있거나 글을 보고 있다면 이미 시각적인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는 상태에서 잠시 호흡을 멈추고 찾아볼 수 있어요. 글은 각주를 넣을 수도 있고, 영상 같은 경우는 자막 처리 등으로 자연스럽게 정보 이해를 도울 수 있죠. 시각정보를 습득하는 행위에서 또 다른 시각정보를 습득하는 행위로 자연스럽게 연결돼요.

그러나 팟캐스트는 듣고 있는 행위를 멈추고, 새로이 시각적인 정보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태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가 들어요. 그렇기에 가능한 이 과정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모르는 단어나 어려운 단어가 나왔을 경우, 진행자가 단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질문하는 등, 청취자가 듣는 과정 중에 자연스럽게 정보를 모두 습득하실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했죠.

Q. 디자인테이블의 각 에피소드를 살펴보며 기획력에 감탄하기도 했어요. 제가 디자이너였다면, 정말 궁금했을 부분을 긁어주는 듯한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 저 역시 매달 기획을 해야 하는 입장인지라 콘텐츠 기획과 진행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듣고 싶어요.

처음에는 정말 우리 곁에 있는, 즉 기획을 하고 있는 이정영님, 차은경님, 그리고 제 주변에 있는 디자이너를 섭외했어요. 만드는 사람들의 재미를 중시하며 주변에 있던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가볍게 시작했던 거죠. 그런데 시작 후 많은 분들이 즐겨 들어주시고 많은 피드백을 주시면서 조금 더 계획적으로 디자이너 분을 섭외하고 진행과정을 설계하게 됐어요. 디자인테이블 팀 내에서 계획했던 섭외 기준은 다음과 같아요.

· 정말 우리들 옆에서 같이 일하고 있는, 즉 실무를 하고 있는 디자이너
· 이미 너무 많은 매체에 모습을 드러낸 디자이너는 지양
· 우리 주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디자이너를 소개
· 다양한 스펙트럼의 디자이너

이렇게 게스트 분을 선정하면 그 이후 페이스북이나 공개된 정보들을 통해 연락을 드려 녹음에 참여해주실 수 있는지 여부를 여쭤봐요. 수락을 해주시면 그 이후에는 메일 교환 등을 통해 어떤 플로우로 어떤 이야기를 할지 토의하는 과정을 거쳐요.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오프라인으로 만나 사전 미팅 등을 가지기도 합니다. 플로우가 완성되면 해당 내용을 기본으로 녹음일에 녹음을 진행한 후 편집 과정을 거쳐 업로드됩니다.

Q. 그럼 업로드된 콘텐츠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는 무엇이었나요?

김종민 구글 인터랙티브 디벨로퍼 님이 나와주신 ‘Ep 13: 인터랙티브 디벨로퍼’와 김성은 카카오 BX디자이너 님이 들려주신 ‘Ep12: 흩어진 경험을 모으는, 브랜딩의 세계’, 그리고 강수영 주니어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다룬 ‘Ep11: 좌충우돌 주니어 디자이너 이야기’였어요.

그 중에서도 김성은 디자이너의 ‘Ep12: 흩어진 경험을 모으는, 브랜딩의 세계’는 가장 높은 청취 수를 기록해서 내부에서도 많이 놀랐고 새로운 인사이트를 준 부분이었어요. 디자인테이블은 테크 인더스트리의 UX디자이너, 인터랙션 디자이너 이야기를 주로 다뤄왔는데 신기하게도 BX 특집으로 다룬 에피소드가 가장 높은 청취를 기록했기 때문이죠. 이 에피소드 이후, 팀 내에서 너무 UX 이야기만을 연속할 것이 아니라 연관성이 높은 새로운 분야들도 시도해보자는 피드백을 나누기도 했어요.

“에피소드별 커버를 별도로 디자인했어요. 잘 디자인된 커버와 함께 간략하게 해당 팟캐스트의 내용을 요약해 글을 올렸고 이런 콘텐츠가 잘 전달된 것 같아요.”

Q. 팟캐스트는 음성이다 보니 검색을 통한 청취자 유입을 끄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팟캐스트 채널을 어떻게 홍보하는지 궁금해요.

디자인테이블은 디자인 스펙트럼의 팟캐스트이기 때문에 커뮤니티를 통해 포스트를 올려 홍보했어요. 별도의 비용이 드는 다른 마케팅 수단(광고) 등을 사용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포스트를 올릴 때 단순히 팟캐스트 링크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에피소드별 커버를 별도로 디자인했어요. 잘 디자인된 커버와 함께 간략하게 해당 팟캐스트의 내용을 요약해 글을 올렸는데, 이런 콘텐츠가 잘 전달된 것 같아요. 아, 그리고 별도로 디자인테이블 페이스북 페이지(/sharedesigntable)와 인스타그램(@design_table)을 운영하고 있기도 해요.

“당장 우리 스스로도 주변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모르니까, 궁금하고 알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었어요”

Q. 팟캐스트 콘텐츠는 청취자 입장에서도 그렇지만, 제작자 입장에서도 접하기 흔한 콘텐츠는 아니기에, 기획 및 제작하시는 과정이 많은 분들에게 도움 될 거라 생각해요. 그렇다면,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아요. 현재 시즌 1을 마치고 시즌2를 향한 준비기간을 갖고 계신데, 1년간 팟캐스트를 운영하며 느꼈던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대부분의 청취자들에게 팟캐스트는 무료 콘텐츠라 인식되고 있어요. 실제로 대부분의 팟캐스트는 무료로 운영되고 있죠. 그러나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의 노력과 시간까지 무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도 합당한 보상이 돌아가는 것이 좋겠지요. 이런 부분들을 해소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령 외국의 유명 디자인 팟캐스트인 ‘design details’ 같은 경우는 에피소드 앞쪽에 본인들을 후원해준 회사들의 광고를 넣어요. 정확히는 팟캐스트의 진행자들이 가볍게 후원해준 회사에 대한 소개 및 덕담(?)을 하죠. 이런 모습들이 하나의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를 통해, 조금 더 나은 녹음 환경을 갖추고 함께 참가해주신 게스트 분들에게 합당한 리워드를 드릴 수 있는, 건강한 형태의 팟캐스트 제작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Q. 팟캐스트 기획 및 제작 과정도 인상 깊지만, 무엇보다 디자인이라는 업을 얼마나 애정하시는지 느껴져요. 디자인테이블의 이야기가 디자인 업계에 혹은 디자이너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으면 하시나요.

디자인테이블 팀 중 어느 누구도 이렇게까지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실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어요. 그저 우리 주변에 이런 팟캐스트가 없으니까, 당장 우리 스스로도 주변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모르니까, 궁금하고 알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었어요. 그리고 너무 감사하게도 정말 많은 디자이너, 기획자, 개발자분들이 들어주셨고 소중한 응원과 조언들, 수많은 피드백들을 주셨습니다. 큰 힘을 받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즌 2를 준비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조금이나마 주변 디자이너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었고 디자이너들이 커피 마시는 자리에서 푸념처럼 하는 이야기들, 서로가 공감하는 이야기들을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을 뿐이었어요”

디자인테이블 팀의 시작은 매우 가볍고 재미있는 의도였어요. 그저 조금이나마 주변 디자이너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었고 디자이너들이 커피 마시는 자리에서 푸념처럼 하는 이야기들, 서로가 공감하는 이야기들을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을 뿐이었어요. 디자인테이블 팀이 이렇게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것처럼, 디자이너 분들이 가볍게 그리고 약간의 용기를 가지고 또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각자의 목소리를 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러한 목소리의 울림, 그 울림의 확장들이 디자이너들 모두에게 공명이 되고 더 나아가서, 디자인 생태계 전반으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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