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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광고 아이디어 쉽게 내는 방법

 

“TV광고가 재미없다. 완성도는 높은데, 아이디어는 형편없다 (The commercials don’t impress me. The standard of execution is very high, but the standard of ideas is appalling).”

– 영국의 전설적 광고인 폴 아든(Paul Arden) –

 

광고에서는 ‘아이디어(Idea)’라는 용어와 ‘실행(Execution)’이라는 용어를 구분해서 사용한다. 실행보다 아이디어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아이디어가 요리라면, 실행은 그릇이다. 지금까지 먹어보지 못했던 요리를 새로 개발하는 일은 어렵다. 하지만 만든 요리를 담아낼 그릇을 고르는 일은 비교적 쉽다. 그리고 재미있다. 그래서 식당 주인도, 주방장도 요리보다 그릇을 고민한다. 가끔 요리가 시원치 않아도 손님이 예쁜 그릇 때문에 넘어가주기 때문이다. 프레젠테이션에서 강력한 아이디어보다 화려한 컴퓨터그래픽을 먼저 설명한다. 메시지보다 전지현을 먼저 설명한다. 연출할 장면보다 영국 로케이션 촬영을 먼저 설명한다. 그러면 핵심 메시지는 잠시 잊어버리고 거기에 현혹되는 광고주도 많다.

폴 아든의 지적처럼, 아이디어 자체가 강해야 성공하는데, 대부분 실행에만 신경 쓰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물론 그래서 문제가 될 일은 없다. 그렇게 해서 성공하는 경우도 많으니까. 그런 거 구분하지 않고 광고 만들었어도 몇 십 년간 잘 해왔다고 말하는 이도 많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고, 흰 고양이건 검은 고양이건 쥐만 잘 잡으면 된다. 그러나 “테크닉이 결코 메시지를 이길 수는 없다(Technique never overpowers the message).”는 사실도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광고의 창의성에 대한 구조적 접근(Systematic Approach to Advertising Creativity)’이란 책의 저자 스티븐 베이커(Stephen Baker)의 조언이다.

똘똘한 아이디어를 먼저 개발하자. 좋은 아이디어는 내는 사람이 본능적으로 먼저 안다. 보는 사람뿐 아니라 만드는 사람을 먼저 흥분시켜야 좋은 아이디어다. 요즘은 돈 많으면 유명 모델 쓸 수 있고, 누구나 멋진 화면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방송 나간 후 화제가 되어야 광고다. 강한 메시지로 기억을 시켜야 화제가 된다. 화제가 되어야 친구와 공유도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화제가 될 아이디어(Idea)를 낼 수 있을까? 영상광고 아이디어 낼 때 필자가 즐겨 쓰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자전거를 처음 타는 느낌!”

① 할 말을 무언가에 비유해 보자

한국 광고인은 화끈하다. 광고주도 그렇다. 그래서 광고에서 하고 싶은 말을 대놓고 한다. 때로 눈을 부릅뜨고 카메라를 보며 강한 어조로 말한다. 홈쇼핑의 쇼호스트처럼 제품이나 서비스를 노골적으로 자랑한다. 그래서 채널이 돌아간다. 머지않아 내 마음을 읽은 인공지능 리모컨이 알아서 다른 채널로 돌려줄 것이다. 마음이 급하면 일을 그르친다. 빨리, 많이 팔아야 하는 건 안다. 하지만 친하지도 않은데 들이대는 상대를 좋아할 사람은 없다. TV만 켜면 자꾸 들이대니 시청자가 도망가고, 광고주도 TV예산을 빼서 소셜미디어로 가는 것이다.

여유를 갖자. 딱딱한 메시지를 돌려서 말해보자. 무언가에 빗대어 말해보자. 딱딱함이 줄어든다. 직격탄을 날리지 말고, 무언가에 비유해보자.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표현하기에는 비유가 딱 좋다. 1991년, 애플 컴퓨터를 일본에 처음 출시할 때의 콘셉트는 ‘사용할 때 감동이 있는 컴퓨터’였다. 당시 시장에서의 문제는 컴퓨터를 기피하는 심리였다. 그래서 ‘사용하기 쉬운 컴퓨터’라는 아이디어를 냈고, 애플 컴퓨터를 한번 사용해보면 ‘자전거를 처음 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비유해서 성공했다. 화면에 미국 어느 집 정원에 세워놓은 아직 바퀴가 구르는 자전거가 보인다. 그 위에 “초등학생이 되자”는 자막이 떠오른다. 초보 광고인이 아이디어를 냈다면, “애플 컴퓨터는 사용하기 정말 쉬운 컴퓨터죠.”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광고에서 카메라를 보며 할 말 다 하는 것은 화끈해서 좋다. 하지만 할 말을 무엇인가에 슬쩍 빗대어 말하면 더욱 좋다. 학교 때 배운 과장법(Hyperbole), 은유법(Metaphor), 의인법(Personification), 제유법(Synecdoche), 직유법(Simile)을 써먹을 때다.

② A와 B를 결합해 보자

아이디어의 정의는? 아이디어란 “원래 있던 요소를 새롭게 결합하는 것이다(A new combination of old elements).” 광고인이라면 귀가 따갑게 들었을 이야기다. 제임스 웹 영(James Webb Young)이란 선배 광고인의 조언이다. 그렇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There is nothing new under the sun).”는 속담도 있다. 하늘 아래 새로운 아이디어란 없다는 뜻도 된다. 그러니 주위를 둘러보자. 원래 있던 것들을 골라 나만의 새로운 눈으로 붙여보자는 말이다. 그러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 어떤 이야기도 다른 이야기와 결합해야 재미있다. ‘별에서 온 그대’는 외계인과 현대인을 결합했다. 400년 전 지구에 떨어진 외계인 남자와 한류 여신이 만나는 이야기다. 과거와 현재의 연인들이 만나는 이야기는 이제 고전이 되어버렸으니 다른 식으로 만나게 해야 한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사랑 이야기는 행복감을 주어 좋지만 재미가 없다. 그래서 연적을 등장시킨다. 아니면 사랑하는 이를 백혈병으로 갑자기 죽게 만든다. 알고 보니 사랑하는 이가 늑대였다.

또 영상광고 아이디어 낼 때 영화 편집에서 즐겨 쓰는 ‘평행편집(Parallel Cutting)’기법을 미리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시간대가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영상을 결합하여 교대로 보여주는 방법이다. 한 가지 흐름의 이야기보다 박진감이 넘치고, 보는 이에게 긴장감을 주어 이야기에 몰입하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첫 장면은 주인공이 아무 것도 모르고 자기 방에서 자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다음 장면에서는 암살자가 그의 집으로 출발한다. 다음 장면은 더 깊이 잠에 빠진 주인공이 보인다. 다음 장면은 드디어 주인공 집에 도착해 총을 겨누는 암살자가 보인다. 이런 식으로 두 상황을 평행으로 엮으면 더 재미있다. 평행편집은 15초나 30초에서도 할 수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다른 두 가지를 붙여보자. 어느 강력접착제 광고는 코카콜라 캔과 펩시콜라 캔을 자기네 접착제로 붙이는 아이디어로 인기를 끌었다. 붙어버린 두 브랜드의 모습 위로 “세상에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붙여준다.”는 카피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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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재미요소(Fun Factor)를 챙기자

왜 광고는 재미있어야 할까? 아무도 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광고는 광고주와 광고인만 보기 때문이다. 광고는 부담스럽다. 목적이 있는 대화라서 그렇다. 친한 사이라도 목적을 갖고 만나면 즐겁지 않은데, 한번 만난 적도 없는 브랜드가 친한 척 하며 자기를 사 달라 하니 외면할 수밖에. 영상광고에서 이제 더 이상 유명 모델이나 멋진 화면만으로 눈길을 잡기는 어렵다. 광고에 나오는 훈남, 훈녀는 누구나 좋아하지만 물건 살 때는 달라진다. 2018년의 까다로운 잠재고객은 마치 ‘불후의 명곡’의 방청객과 같다. 열창하는 가수의 노래에 맞추어 소리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춤추지만, 심사 버튼을 누를 때는 다른 가수 이름을 누른다. 즐겁게 해주어도 결정하는 순간에는 다른 것을 선택하는데, 목청 높여 자기 이야기만 하는 광고는 2초라도 봐줄 리가 없다.

모든 논의에도 불구하고, 광고는 재미있어야 한다. 얼굴 모르는 잠재고객들에게 바로 외면당하지 않도록 최대한 발톱을 숨기고 그들을 즐겁게 해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 광고인이 아니라 엔터테이너(Entertainer)가 되어, 보는 이가 잠시 방심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국제광고제에서 수상하는 광고는 대개 그런 방법을 쓴다. 브리프가 아무리 까다로워도 무조건 재미있는 스토리를 개발한다. 30초 동안만이라도 광고가 광고임을 잊게 해야 칭찬 받는다.

특히 영상광고는 스토리에 반드시 ‘반전’을 설정해야 보는 이에게 재미를 줄 수 있다. 반전은 영어로 ‘트위스트(Twist)’다. 스토리를 어떻게 시작하더라도 꽈배기 모양의 스크류 바처럼 마지막을 슬쩍 꼬아 보자. 의외의 결과는 늘 강한 인상을 남기기 마련이다. 그래야 화제가 된다.

What   · ·   Is   · ·   Fun   · ·   ?

오래 일한 선배들은 밋밋한 아이디어를 들으면 ‘야마’가 없다고 평한다. 일본어로 ‘야마’는 산이다. 기승전결이나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에서 절정이 없다는 뜻으로 쓰인 듯하다. 발단에서 결말까지를 삼각형으로 그려보면 이야기의 절정 부분이 뾰족한 산 모양이다. 그게 없다는 뜻이니 밍밍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한국 광고에서 야마가 사라진지 오래 됐다. 영상광고 만들 때 그런 건 아무도 챙기지 않는다. 아이디어 낼 때마다 그것을 챙기던 선배들이 사라지자, 야마도 함께 사라졌다. 그래서 영상광고가 재미없어진 것이다. 그것이 떠난 자리를 유명 모델과 멋진 영상이 차지했다. 한 번 보면 뇌리에 박혀 지워지지 않을 인상적인 메시지는 사라지고 스타일만 남았다.

물론 그래서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으니까. 하지만 영상광고가 다시 매력을 되찾으려면 멋진 영상은 영화에 맡기고, 핵심 메시지에 집중해야 한다. 모델의 매력과 컴퓨터그래픽에만 기대는 영상광고를 양산하는 일은 내 장사를 외주에만 맡기는 것과 같다. 영상광고 스토리보드에 스토리는 사라졌다. 예쁜 그림만 있다. 스토리보드 프레임을 한 컷 한 컷 인쇄광고 만들 듯이 공들여 만들었지만 스토리는 없다. 스토리가 없으니 반전도 없다.

집 나간 야마를 다시 찾아오자. 영상광고를 만든다고 생각하지 말고, SNL의 한 코너를 내가 맡았다고 생각해보자. 개그맨은 매주 심사 받는다. 열심히 짠 아이디어를 팔지 못하면 고정 코너라도 그 주에는 잘린다. 재미없기 때문이다. 일간지 기자는 매일 오후 심사를 받는다. 열심히 취재한 기사도 데스크에서 바로 잘린다. 재미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화 제작자의 책상에는 시나리오 작가들이 보낸 극영화 시나리오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제작자는 제목만 보고 읽지 않는다. 재미없기 때문이다.

마무리

당신이 지금 기획하는 영상광고에는 어떤 재미요소가 있는가? 멋진 모델과 멋진 화면 이외에 어떤 요소가 잠재고객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가? 6초 영상광고 시대다. 너무 짧아 스토리를 담을 수 없다고 불평한다면 이미 6초란 시간을 다 쓴 셈이다. 필자가 아는 세계적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아이디어 평가 잣대는 딱 하나다. “뭐가 재미있지 (Where’s my f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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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 Webb Young(1886 – 1973)
출처.buildingpharmabrand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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