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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같은 광고 만들고 싶으면 전화 주세요, 스튜디오좋-

이름부터 아우라가 느껴졌다. 병맛의 아우라가. 웹사이트를 살펴보니, 좋같은 광고를 만들고 싶으면 전화 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번 인터뷰 괜찮겠지, 걱정하며 만나보니 생각보다 멀쩡했다. 되려 느슨하기 위해 아주 치밀하고 논리적으로 움직이는 느낌이랄까. 남우리 CD와 송재원 감독이 제일기획에서 나와 스튜디오좋을 만들기까지, (러브스토리를 기대하셨겠지만) 광고 만드는 이야기를 실컷 듣고 왔다. 


Di 발음할 때 왠지 곤란해지는(웃음) ‘스튜디오좋’ 소개를 부탁드려요.

남우리
광고주가 좋아하는, 소비자가 좋아하는, 더불어 만드는 저희도 좋아하는 광고를 만든다는 뜻의 스튜디오좋입니다. 광고 기획부터 연출, 제작 등을 종합적으로 하고 있는 내수왕이기도 합니다(웃음). 저는 CD로 아이디어와 기획 전반을 담당하고 있고요.

송재원
저는 감독이고 그림적 연출을 맡고 있습니다.

브랜드 메시지보다 튀는 병맛은 있을 수 없다

Di 제작하신 프로젝트를 찾아보니, 카피부터 시나리오, 아트디렉팅, 성우 심지어는 배우로도 출연하시더라고요. 거의 온몸으로 광고를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요(웃음). 여타 광고대행사와 가장 큰 차별점이기도 할 것 같은데 시스템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 건가요?

남우리
보통은 대행사에서 기획하고 광고주와 협의한 뒤, 프로덕션으로 연출이 넘어가는 구조예요. 저희는 CD와 감독이 함께 있다 보니 아이디어 기획부터 연출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는 거죠. 때문에, 보통은 광고주에게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할 때 아이디어 기획서와 그림, 카피라이팅 정도를 보여드린다면 저희는 연출이 가미된 스토리보드를 제안드려요. 영상이 만들어졌을 때를 최대한 상상할 수 있게 연기도 하고요(웃음).

Di 나레이션이나 연기를 제안할 때도 하시는 거군요(웃음).

송재원
어울리는 배경음악도 가미하면서 피티를 하는 거죠(웃음). 그렇게 하는 편이 저희의 머릿속 생각을 광고주에게 좀 더 확실하게 표현하는 방법인 것 같아요. 시간도 훨씬 절약되고 콘셉트도 뾰족해지고요. 그러다 보니, 저희 생각이 잘 전달돼서 안이 수월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요.

대신, 제안 하나에도 기획부터 연출까지 공을 들이는 만큼 제안의 개수는 많은 편이 아니에요. 보통 대행사에서는 제안이 세 개에서 다섯 개 정도라면 저희는 많으면 두 개 정도? 개수를 줄이는 대신 제안 하나하나에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을 정확히 묘사하기 위해 노력하죠.

 

Di 제작과정을 들으니 스튜디오좋의 의미가 이해되네요. 처음엔 광고주도, 소비자도, 심지어는 (제일 어려운 일일 수도 있을) 만드는 사람도 좋아하는 광고를 만든다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싶었거든요.

남우리
예를 들어, ‘병맛’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해볼게요. 저희는 주로 병맛스러운 광고를 만들면서 알려지게 됐어요. 요즘 디지털 콘텐츠도 병맛이 주된 키워드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 병맛이 광고주가 말하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도구가 될 수는 있지만 메시지 보다 튀어서 되려 도움이 되지 않는 건 무조건 지양하고 있어요. 브랜드의 메시지를 담지 못하면 광고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메시지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항상 고민하죠.

그러다 보니, 광고주분들도 좋아하시고 저희는 저희만의 도구를 계속 활용할 수 있으니 좋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광고 메시지를 받아들이면서 재미있으니 좋고요. 저희는 예술가가 아니라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메시지를 전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요.

                        좋같이 단단한 광고를 위해

Di 웹사이트에 적혀 있는 광고문의 카피도 인상 깊었어요. 좋같은 광고를 만들고 싶으시다면 전화 달라는(웃음). 워낙 개성이 강하다 보니 스튜디오좋만의 콘셉트를 어느 정도 수용하고 컨택하는 광고주가 많을 것 같아요.

남우리
원래는 좋같이 ‘단단한’ 광고였어요(웃음). 전하고 싶은 메시지와 소비자가 듣고 싶은 말이 일치해서 굉장히 단단하게 일치한다는 뜻에서요. 이렇게 메시지를 지키려 하다 보니 저희와 컨택하는 광고주분들은 ‘생각보다 안 병맛인데? 정리가 너무 됐는데?’라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웃음). 되려 너무 병맛으로 가고 싶어 하시는 분들을 설득하기도 해요. 브랜드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계속 제안하려 노력해요.

좋같은 광고 만들고 싶으면 전화 주세요, 스튜디오좋-귀여움의 버라이어티, 니니즈

좋같은 광고 만들고 싶으면 전화 주세요, 스튜디오좋-이니스프리, 한솜클렌징

좋같은 광고 만들고 싶으면 전화 주세요, 스튜디오좋-이마트 ‘삐에로쑈핑’브랜드필름

 

Di 제안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아이디어를 선제안한 ‘진라면 광고 예언’으로 주목받기도 하셨잖아요. 스튜디오좋 웹사이트에 있는 아이디어 마트가 그 일환이죠.

송재원
아이디어 마트는 아직 상업화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올려두면 브랜드가 맘에 드는 아이디어를 고르는 카테고리예요. 실제 아이디어 마트 아이디어 중 ‘스웩체’는 라이엇게임즈x국카스텐이 컬래버레이션 한 앨범커버로 쓰이기도 했고요. 제일기획을 다니며 ‘좋대로 만드는 광고’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취미로 운영했어요. 규모가 큰 브랜드는 공격 마케팅을 잘 하지 않잖아요.

계속 그런 브랜드만 담당하다 보니 좀 더 재미있는 광고를 만들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데이트할 때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맘대로 만든 제안광고를 올리기 시작했는데 좋아요 몇 천 개 달리고 심지어는 광고주분들이 댓글을 달만큼 반응이 좋았어요. 회사 나올 때 큰 용기를 준 발판이 됐죠(웃음). 그 정신을 잃지 말자는 생각에 계속 진행하고 있어요.

좋같은 광고 만들고 싶으면 전화 주세요, 스튜디오좋-아이디어 마트에 있는 아이디어 중 진라면 광고 예언

크리에이티브는 노동

Di 크리에이티브 관련해서는 정말 다양한 영역을 소화하고 계신데, 한 매체를 통해 진행하셨던 인터뷰 중에 ‘크리에이티브’를 정의하셨던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크리에이티브는 ‘노동’이라는.

남우리
크리에이티브 일을 한다고 하면 정말 크리에이티브한 환경에서 일할 거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크리에이티브는 서칭의 싸움인 것 같아요. 디지털 시대의 사람들이 뭐에 반응하는지는 이미 너무 많이 나와 있어요. 때문에, 얼마나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느냐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가 브랜드에 맞는 스토리를 얼마나 잘 만들어내는가의 문제라 생각해요. 이렇듯, 브랜드에 맞는 방향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엉덩이 깔고 있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고요.

 

Di 그럼 광고 만드는 이야기에서 더 나아가, 스튜디오좋을 운영하는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어요. 제일기획에서 퇴사해 회사를 만든다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아요.

남우리
저희가 퇴사를 생각한 시점이 한창 유튜브 스타가 뜰 때였어요. 크리에이티브 팀이 모여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 유튜브 스타의 영상을 보면서 ‘이 스타와 같이 만들고 찍으면 어때?’가 아이디어로 나오던 시절이었어요. 근데 기분이 되게 이상해지더라고요. 우리가 크리에이티브하는 사람인데 그 크리에이티브를 누군가에게 맡긴다는 게요.

한편으로, 제일기획이라는 후광 빼고 크리에이터들과 일대일로 붙으면 내가 이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니 힘들겠더라고요. 디지털 시대가 심화될수록 시간 싸움인데 크리에이터는 기획·촬영·편집을 혼자 완벽하게 수행하니 빠를 수밖에 없거든요.

송재원
프로젝트 기획부터 제작까지 모든 걸 직접 해보고 싶다는 갈망도 컸어요. 큰 회사에서는 제작/연출을 외주로 넘기다 보니 모든 걸 직접 할 수가 없거든요. 그렇게 프로젝트에서 한정된 영역만 수행하고 넘기는 작업을 반복하다 보니 둘이 나와서 색다른 광고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거죠.

좋같은 광고 만들고 싶으면 전화 주세요, 스튜디오좋-

 

Di 회사를 직접 운영하면서 느꼈던 장단점이 있을까요?

남우리
저희와 맞는 클라이언트와 함께 직접 소통하면서 프로젝트 전반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아요. 또 저희가 되게 관심충이거든요(웃음).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을 많이 맡다 보니, 실시간으로 작업물 반응이 어떤지 볼 수 있다는 점도 좋고요. 다 좋은데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크리에이티브 일 외에도 할 게 너무 많더라고요. 정산 업무나 클라이언트 대응 같이 사업할 때 부수적인 일이 많을지 몰랐어요(웃음).

 

Di 작은 규모이다 보니 함께 하는 파트너도 참 중요할 것 같은데, 현재 스튜디오좋 인원 구성은 어떻게 돼 있나요?

남우리
CD인 저와 송재원 감독님을 포함해 총 다섯 명이 함께하고 있어요. 각자 아트디렉터, 조감독, 편집이라는 대표 업무를 맡고 있기는 하지만, 정해진 역할 상관없이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전 과정을 함께 하는 편이에요.

송재원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따라 각자의 역할이 세 네 개 정도는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Di 그렇게 다재다능한 분들과 함께 하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지금도 계속 멤버를 찾고 계신 것 같은데 선호하는 조건이 있을까요?

남우리
지금 함께 하고 있는 분들은 모두 스튜디오좋이 첫 직장이에요. 그만큼, 많은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는 능력을 기대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혼자 많은 역할을 해내는 걸 성격상 재미있어 하는 분들을 선호해요. 카피라이터, 아트디렉터 등 역할에 정해진 업무만 하기보다는, 프로젝트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본인의 손을 거쳐야 하는 욕심 있는 분이면 저희 회사가 맞을 거예요. 지금도 찾고 있어요. ‘이 영상 내가 혼자 다 만들어버릴 거야’라는 근자감 쩌는 분이면 좋겠는데(웃음).

내가 우유부단해서 모두가 밤을 새우진 말자

Di 회사를 만들면서 없애고 싶었던 관행이 있을까요?

남우리
관행까지는 아닌데, 마음먹은 건 있어요. ‘내가 우유부단해서 모두가 밤을 새우진 말자’. 모두가 밤을 새우는 되는 이유는 기획단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정답이 없으니까. 그러니 첫 단계에서 빨리 의사결정을 내린 뒤 정답을 만드는 게 제 직무라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기 전에 스터디를 굉장히 많이 해요. 그래야 서로의 아이디어가 모였을 때 뭐가 맞고 틀린지 단번에 알 수 있으니까. 스터디를 많이 한 상태에서 회의하고 빨리 결정하는 게 제가 복지로 해줄 수 있는 것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송재원
CD님은 굉장히 호불호가 명확하고 촉이 좋아요. 아이디어가 일부 수정될지 언정, 전체 틀이 빗나간 적은 없어요.

남우리
촉이 좋다기보다는(웃음) 앞서 말씀드렸듯 굉장히 공부를 많이 해요. 결국은 사람 맘에 들어야 하는 일이라 저만 좋다고 해서 되는 일은 아니잖아요. 브랜드가 어떤 스토리와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인터넷을 활용해 최대한 스토커처럼(웃음) 서칭해요. 그래서인지, 기분 좋은 것 중 하나는 회사를 차린 후, 아직까지는 운이 좋게도 아이디어를 리젝 당하거나 처음부터 다시 기획한 적은 없어요.

 

Di 스튜디오좋이라는 이름은 왠지 느슨하게 느껴지는데 치밀하게 전략을 세우고 움직이시네요. 느슨하기 위해 더 치밀하게 전략을 세우는 느낌이랄까요. 앞으로 스튜디오좋의 방향성을 말씀해주세요.

송재원
내부 시스템은 경우에 따라 외부와 협업하겠지만 지금처럼 최대한 내부 사람들이 함께 머리 모아서 마지막까지 완성하는 체제를 유지할 것 같아요. 작업은 광고주가 원하는 메시지를 가장 재미있고 잘 들리게 소비자 언어로 바꿔나가는 방향을 잃지 않으려 해요.

 

Di 네, 그럼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하겠….

남우리
아!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저희가 정말 해리포터 덕후예요(웃음). 소품도 진짜 많이 갖고 있거든요. 해리포터 광고 잘 만들어 드릴 수 있으니 연락 한 번만 주세요. 실비만 받고 모든 걸 무료로 해드릴 수 있답니다(웃음).

좋같은 광고 만들고 싶으면 전화 주세요, 스튜디오좋-인터뷰 내내 매력을 뿜뿜하던 스튜디오좋의 광고냥이 ‘통키’

좋같은 광고 만들고 싶으면 전화 주세요, 스튜디오좋-

좋같은 광고 만들고 싶으면 전화 주세요, 스튜디오좋-스튜디오 곳곳에서 나는 해리포터 덕후의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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