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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결산 리포트 Ⅲ

광고가 단순히 소비자에 메시지를 각인하는 정도를 넘어, 소비자 스스로가 그것을 즐기고 퍼뜨리게끔 하는 ‘콘텐츠’를 지향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이에 더해, 이제 광고는 음악, 극, 이벤트 등으로 소비 창구를 다양화해 더 많은 소비자를 브랜디드 콘텐츠에 끌어들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소비자에 재미를 주는’ 일을 지향하게 된 것은 물론이다. 2017년, 이 같은 성격을 가진 브랜디드 콘텐츠는 수다했고 이에 다시 많은 소비자들이 화답했다. 작년 4월호 <디아이 매거진>에 실린 김운한 선문대학교 교수와의 인터뷰에서 언급된 것처럼, ‘마케팅’이 아닌 ‘커뮤니케이션’, ‘광고’가 아닌 ‘관계’를 광고의 방향으로 삼은 2017년, 브랜드는 어떤 콘텐츠로 자사를 이야기했는지, 그간의 흐름을 되짚어 보자.

  1.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2. 선택과 집중을 택한 플랫폼
  3. 콘텐츠로 이야기하는 브랜드

콘텐츠로 이야기하는 브랜드

콘텐츠로서의 광고 영상

2017년에는 웹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 연재 채널의 활동이 활발했다. 이러한 채널은 영상 한 편 한 편을 공유에 간편하도록 짧은 분량으로 유지하면서, 같은 흐름을 가진 여러 편의 영상을 하나의 시리즈로 구성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72초TV’나 ‘콬TV’, ‘연애플레이리스트’ 등의 채널은 십만에서 몇십 만에 이르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구독자 수에 있어서도 단단한 매니아 층을 가졌다고 판단할 정도의 수치를 보이는 등 순항 중이다. 몇몇 브랜디드 콘텐츠는 이 같은 애초의 영상 콘텐츠 채널을 통해 제작 및 유통됐다. 콬TV 채널을 통해 공개된 의류브랜드 ‘TNGT’의 광고나 72초TV에서 공개된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홍보 영상 등이 그 예다. 이 같은 영상은 단순히 채널을 유통 창구로 빌리는 것뿐 아니라 채널의 기존 캐릭터와 문법까지 따랐기 때문에 채널의 기존 시청 층에 자연스럽게 소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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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초TV 태구드라마와 블리자드의 콜라보 영상

한편, 바이럴을 노린 단편 영상은 2017년에도 활발히 제작됐다. 이마트 ‘나의 소중한 세계’ 등의 바이럴 영상은 다수가 유머와 반전, 감동을 섞은 형태였다는 데서 기존의 바이럴 영상과 맥을 같이 했는데, 재생시간에서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2017년에 활발히 공유된 바이럴 영상의 길이는 5~10분으로 기존의 바이럴 영상보다 긴 편이었다. 이는, 웹드라마의 소비 방식에 익숙해진 소비자가 콘텐츠로 자리 잡은 광고 영상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을 무리 없이 적용한 까닭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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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바이럴 영상 ‘나의 소중한 세계’

이 같은 콘텐츠들은 우선, 광고라는 점을 숨기지 않아 소비자에게 ‘속았다’는 당혹감을 주지 않고, 영상의 메시지와 브랜드의 메시지가 적절히 섞여 하나의 콘텐츠로 자연스럽게 소비된다는 장점을 가져 넓게 확산됐다.

다른 콘텐츠

활자에서 영상으로 옮겨간 주류 콘텐츠 흐름은 이제 다시 다른 매체로 뻗치는 모양새다. 2017년에는, 단순히 영상 광고 형태를 변형하는 일을 넘어서, 음악, 전시회 등 다채로운 형식의 브랜디드 콘텐츠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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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의 첫 번째 브랜드 필름 ‘마니또’

음악 서비스 ‘멜론’의 브랜드 필름에 사용된 가수 정은지의 노래 ‘마니또’나 동화약품의 소화제 ‘활명수’와 래퍼들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제작된 노래 ‘Reborn’은 음악 콘텐츠가 브랜딩의 주요 요소로 등장한 사례다. 음악 콘텐츠는 하나의 콘텐츠에서 여러 파생 콘텐츠들을 생산했는데, 이를테면, 정은지의 마니또는 멜론 브랜드 필름의 OST로 사용됐고 동시에 오리지널 필름을 편집한 TV 광고 영상과 뮤직비디오 위에 입혀졌다. 음원으로 소비된 것은 물론이다. 이러한 전략의 유효는 음원 성적이나 영상의 조회 수, 그리고 브랜드에 그만의 감성과 이미지를 입혔다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이는 김홍기 스페이스오디티 대표가 언급한 음악 콘텐츠만의 장점, ‘스낵 콘텐츠와 비슷한 3~5분 정도의 길이 및 다른 매체와 무리 없이 어우러지는 유연성’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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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카카오프렌즈 제공

메신저 포털 ‘카카오’가 진행한 전시회 또한 영상이 아닌, ‘전시’라는 콘텐츠를 통해 브랜딩한 사례다. 카카오는 홍대에 2016년 ‘프렌즈 콘셉트 뮤지엄’을 열고, 2017년까지 총 2회의 전시회를 개최했다. 첫 회차가 자사의 캐릭터인 카카오 프렌즈의 내력을 훑는 형태였다면, 두 번째 전시회는 이들을 고전 작품의 주인공으로 패러디하는 방식으로 꾸며졌다. 대림 미술관과의 협업으로 진행된 해당 전시에서는 카카오가 자사의 캐릭터에, 나아가 자사에 입히고자 하는 이미지의 윤곽이 드러나 보였다.

이렇듯 영상을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된 브랜디드 콘텐츠들은 단순한 시청보다 브랜드를 더 감성적으로 ‘경험’하게 만들어, 더 분명한 브랜드 인상을 남기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스스로 콘텐츠 채널이 된 브랜드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이 특유의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처음 등장했을 때, 기자 주변의 반응은 냉담했다. 누가 배달 앱을 이용하면서 배달 외의 서비스를 기대하느냐는 것이었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소비자들은 ‘더 많은 할인’보다 ‘더 많은 재미’에 반응했고, 배민은 이제 하나의 콘텐츠 채널이라고 해도 좋을 브랜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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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이 개발한 콘텐츠는 서체에서 문구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끊임없이 개최하는 이벤트 역시 배민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다. 사용자가 참여하는 ‘놀이’의 모습을 한 배민의 이벤트 콘텐츠는 배민이라는 이름을 확산시키는 데, 그리고 배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공감하는 이들이 자발적으로 배민의 팬클럽 ‘배짱이’를 창단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17년 초 창단한 2기 배짱이를 비롯한 예비 배짱이들은 최근까지도 배민이 진행한 치킨 전문가 자격시험 ‘배민 치믈리에’ 등의 행사에 열렬한 호응을 보이며, 배민의 ‘놀이 콘텐츠’가 가진 화력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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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 현대카드’ 웹사이트 메인 페이지

한편, 미디어 형태를 한 콘텐츠 채널을 따로 구축한 브랜드도 있다. 금융기업 ‘현대카드’는 소비자의 소비 방식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것까지를 브랜드의 역할로 설정한 다음, 브랜드의 철학을 유통할 수 있는 브랜드 저널리즘 창구 ‘채널 현대카드’를 개설했다. 브랜드 철학에 대한 소비자와의 소통을 목적 삼은 까닭에, 채널 현대카드에 게시되는 콘텐츠 ‘요리교실’, ‘보이는 라디오’ 등은 현대카드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의 내용과 맥을 같이 한다. 전달하려는 주제가 단단한 만큼, 이를 전달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고심한 흔적이 드러나는데, 콘텐츠가 활발히 소비될 수 있는 ‘영상’의 형식을 가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브랜드 자체를 콘텐츠 채널화 하는 시도는 아직 국내에서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기업이 어떤 형태로든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의 이미지와 소통 창구를 만드는 이 같은 흐름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18년에 브랜디드 콘텐츠가 브랜딩에 있어 어느 정도의 지분을 가진 요소로 성장할지에 대해서는 기대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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